힘있는 北기업 '코스타', 南기업과 직교류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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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일본.호주 등과 경제교류를 해오던 북한 기업들 중 일부가 최근 남한으로 사업선을 돌리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남한기업과 중재역할을 해 온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를 거치지 않고 직접 남한 기업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남한 기업과의 접촉은 평양을 방문한 남한 NGO나 중국 중계인을 통해 이뤄지며, 현재 5~6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 가운데 코스타(Korea Star.총사장 김수길)가 대표적이다.코스타는 북한말로 번역하면 '조선의 별'로 김일성(金日成)주석을 암시하는 회사이름이다.

올해 초 남한 기업들과 접촉하면서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金주석을 암시하는 말을 사용할 정도로 '힘있는 기업'으로 통하고 있다.

코스타는 조선인민군 산하 기업인 조선능라888무역회사에서 5년 전 분리된 뒤 유럽.호주 지역의 기업들을 상대로 정보기술(IT)제품을 교류해 왔다.

특히 직영공장이 없는 민경련.아태와 달리 코스타는 평양 인근에 직영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와 접촉한 경일전자 관계자는 "외국 기업과 무역을 해본 경험이 있는 데다 직영공장까지 운영해 민경련.아태가 소개한 회사보다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간단했다"고 밝혔다.

현재 코스타는 국내 기업 3~4개사와 경제교류를 협의하고 있다.

코스타 이외에 남한 기업과의 교류에 관심을 갖고 있는 회사는 '국제경제연합체'와 '조선신진경제회사'. 국제경제연합체는 최근 대체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디젤을 개발했다.

바이오디젤은 폐식용유.콩 등에서 뽑아낸 기름과 알코올을 반응시켜 만들어 낸 물질로, 자동차 연료인 경유를 대신하는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 조동호(曺東昊)북한경제팀장은 "그동안 민경련.아태를 통한 남북 경협에 성과가 별로 없자, 북한 당국이 다른 기업들에도 남한과의 문호를 개방해 경쟁을 시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수석 기자ssk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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