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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이상 폭등­폭락 45차례/“냄비증시”15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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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하루 최고상승률 5.39% 하락률 4.52%
아직도 「냄비체질」을 못벗었다고 하는 우리증시는 지난 15년동안 하루에 주가가 3% 이상이나 오르고 내리는 폭등과 폭락을 45차례나 기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에 평균 세번씩은 증시가 냉탕ㆍ열탕 장세를 나타냈다는 이야기다.
24일 증권거래소가 펴낸 「한국종합주가지수」자료집에 따르면 지난 75년부터 지난해말까지 15년 동안 하루최고 상승률은 5.39%,최고 하락률은 4.52%로 기록됐다.
주가가 하룻동안 가장 많이 오른날은 공금리를 단번에 4%포인트나 내리는 파격적인 경제활성화 종합대책이 발표됐던 82년 6월28일로 종합주가지수가 6.23포인트 오른 1백21.71를 기록,백분율로는 5.39%가 뛰었다.
최고하락률은 86년 4월24일 통화환수조치 발표로 주가지수가 전날보다 9.16포인트 낮은 1백93.67로 떨어지며 기록됐다.
또 이기간중 4%이상 주가가 오른적은 여섯번,4%이상 내린 것은 세차례 있었으며 3%이상 등락률이 나타난 것도 45차례(상승 29회ㆍ하락 16회)나돼 쉽게 달아오르고 식는 냄비증시의 일면을 나타냈다.
백분율이 아닌 단순한 지수상의 등락폭으로는 12ㆍ12 증시부양대책이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13일 하룻동안 36.26포인트가 뛰어 올라 가장 오름폭이 컸고,금융종합과세실시방침이 보도됐던 지난해 4월12일에는 27.53포인트가 빠져 최고의 하락폭으로 기록됐다.
폭등과 폭락의 원인으로는 경기ㆍ증시부양책 발표,유전개발,어음사기 사건,환율인하 등 경제와 관련된 부분이 주종을 이루었지만 정치적인 사건 등도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6ㆍ29선언은 발표된 날 하룻동안에만 주가를 4.31%나 끌어올려 역대 하루 상승률 3위에 올랐고,79년의 10ㆍ26사태는 역대 하루 주가하락률 2위인 4.36%의 하락을 가져왔다.
또 87년 대통령선거,88년 남북한 관계개선 발표,81년 올림픽유치 확정등도 주가를 3%이상 끌어올린 호재로 기록됐고 88년 국회의원선거,80년 광주사태,87년 5월 최루탄정국 등은 3%이상 주가를 떨어뜨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어쨌든 가장 큰 폭으로 하루 주가를 끌어올리거나 끌어내린 사건은 6ㆍ28 경제활성화 대책,4ㆍ24 통화환수 조치등 경제조처였지 6ㆍ29나 10ㆍ26등의 정치사건은 아니었다.
특기할만한 것은 지난해 4월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뒤 지금까지 1년 남짓동안 하루 하락률로만 보면 상위 10위권 안에 들만큼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진 것은 한번도 없었다는 점.
지난해 하루 주가가 최고로 많이 떨어졌던 것은 4월12일의 2.88%(27.53포인트)로 역대 18위 수준이었다.
주가가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자체가 큰 문제지만 하루하루로만 보면 폭락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인 셈이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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