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삼성·LG, 日서 안먹히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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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된 한국산 평판TV. 미국을 비롯한 주요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한국산 자동차. 이미 세계적 명품반열에 오른 한국산 휴대폰. 이처럼 세계적 한국상품들이 유독 일본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까닭은 뭘까. 전문가들은 일본내 국내 업체들의 부진이유를 '일본 시장의 유별난 특성'에서 찾고 있다고 한국일보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다른 나라에선 펄펄 날다가도 일본에만 들어오면 힘을 잃는 모습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 제품들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일본 TV시장 판매량은 6,100대에 불과, 전체 TV 브랜드 가운데 14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6,200대보다 오히려 줄어든 수치로 시장 점유율로 보면 고작 0.3% 수준이다.

평판TV분야 세계적 강자인 LG전자도 일본 TV 시장에서 1분기엔 판매량이 1만대를 넘어 선전했지만 2분기엔 다시 판매량이 3,600대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시장점유율은 0.2%에 그쳤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가 일본에 수출을 시작한 것은 2001년. 그러나 5년이 지난 올해까지도 연간 수출량은 3,000대를 넘지 못한다. 2004년 2,667대에서 지난해엔 2,409대처럼 오히려 뒷걸음쳤고, 올해 역시 1 ̄8월 판매량이 1,2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9%나 급감했다.

휴대폰도 삼성전자가 3월 보다폰을 통해, LG전자가 4월 이동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를 통해 일본시장에 간접 진출한 상태지만 성공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일본내 국내 업체들의 부진의 가장 큰 장애물은 일본의 유통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본 가전 매장이나 양판점은 워낙 오랫동안 제조업체들과 끈끈한 유대를 가져온 터여서 외산 업체들이 좀처럼 뚫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유통망도 폐쇄적인 편이지만, 일본은 훨씬 더 하다는 것이다.

또 일본은 전자와 자동차 산업에 대한 국민적 자긍심이 아주 커, "기술이나 품질에서 일본제품이 더 좋은 데 굳이 외국산을 써야 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뿌리내려 있다.

국내 업체들은 묘수를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유통 시장의 텃세극복전술로 인터넷을 정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일본 홈페이지(www.samsung.co.jp)에서 32.40인치 보르도 LCD TV 를 예약판매하기 시작했는데, 기대보다 반응이 좋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생방송도 녹화했다 원하는 시간에 다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TV'를 앞세워 일본시장 재공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업체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화한 가치를 줘야만 한국산 제품의 일본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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