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차질이 지자제 성패 좌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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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14일 부산시내 D호텔 회의실.
중년부터 머리가 하얗게 센 지역유지들이 노트를 펼치고 강사의 강의내용을 한자도 빠뜨리지 않겠다는듯 열심히 경청하고 있었다.
한양대-프리드리히 나우만 공동연구위원회 주최 지방의회후보자 연수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
부산지역 회사대표·사회단체장및 정당관계자등 지방의회진출에 뜻을 둔 40여 각계 인사들의 열기속에 강의는 이튿날인 15일오후2시까지 계속됐다.
부산동아대 방정항교수등 모두 7명의 지방자치 전공 교수가 마라톤식으로 진행한 이날 강의에서는 ▲지방의회의 조직과 기능 ▲지방자치와 주민참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 ▲지방자치와 지역개발등이 주제로 다뤄졌다.
이번 연수는 지난해 11월25일 서울지역이후 충청·호남·영남·전북에 이어 여섯번째.
『지방자치의 성패는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최고의결기관인 지방의회를 구성하는 지방의원들의 역량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한양대-프리드리히 나우만 공동연구위원회 위원인 한양대 조창현교수(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장)는 『주민의 자치의식 못지않게 후보자의 자치역량 배양이 중요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양대-프리드리히 나우만 공동연구위원회는 86년5월13일 한양대 한상중총장과 서독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고트프리트 뷔스트 부총재가 한국의 지방자치공동연구 합의서에 조인, 87년4월25일 설립됐다.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은 1958년5월19일 당시 서독 대통령이던 테오도르 호이스에 의해 세워진 서독자유민주당 정책재단.
시민들의 정치참여의식을 고양하기위해 「시민교육대학」을 창설했던 교육자 프리드리히 나우만(1860∼1919)의 뜻을 기리기위한 것이다.
이 재단의 본부는 쾨니히스 빈터에 있으며 시민교육을 위한 아카데미 프로그램과 문화적·정치적 예술작품 전시, 제3세계 유학생에 대한 장학금지원등이 주요활동이다.
이를 위해 유럽의회센터·마가레텐 호프·테오도르 호이스 아카데미등 산하기구를 두고있다.
해외사업으로는 ▲비판력증대를 위한 전달매체훈련 ▲시민 민주교육 ▲인간의 권리증진 ▲제3세계와 선진국간의 대화채널 구축등을 후원한다.
한양-프리드리히 나우만 공동연구위원회의 목표는 지방자치에 관한 학술증진및 제도발전, 한-서독상호이해 증진.
주요 연구사업은 ▲지방자치제도및 운영에 관한 연구 ▲지방자치의원의 훈련과 교육 ▲지방자치단체에 관한 자료및 정보은행 설치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용역사업수행·자문 ▲지방자치요원의 해외연수및 시찰 ▲지방자치관련 국제회의등이다.
87년12월9일 지방자치에관한 국제합동세미나를 개최한데 이어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각종 세미나·공청회·워크숍등을 개최했으며 지방자치에 관한 국민의식등 6편의 연구보고서도 출간했다.
그러나 이 공동연구위원회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지방자치교육.
지난해 4월9일 서독의 커뮤니케이년상담가 페터 슈뢰더씨를 초청, 지방의회의원 연찬프로그램을 위한 워크숍을 가진데 이어 11월부터 본격 후보자연수에 나섰다.
『지방자치는 민주화의 초석』이라고 말하는 공동연구위원회 서독측위원 아르노 베크베커씨(프리드리히나우만재단 한국사무소대표)는 『지방의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에게 의원의 권한과 업무에 관한 이해를 돕는 것이 이 연수의 주목적』이라고 밝혔다.
이 연수에는 6차에 걸쳐 모두 2백40여명의 지방의원출마 희망자가 참가했으며 앞으로 강원·제주지역에서도 개최할 예정이다. <박종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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