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감도 온도센서 국내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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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휴대전화와 노트북 배터리의 폭발을 막는 새로운 형태의 온도 센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지난해 '절연체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고 절연체가 전류 통과가 가능한 금속물질로 바뀌는 현상을 밝혀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탁 박사팀이 이 센서를 개발했다. 김 박사팀은 이 같은 성질을 지닌 '모트(Mott) 금속-절연체 전이(MIT)' 소자를 이용해 기존의 반도체 온도 센서보다 소형이면서 실험상 20배 이상 민감한 '임계온도 스위치'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임계온도 스위치란 특정 온도를 넘어서면 작동이 멈추거나 시작되는 스위치를 일컫는다. 시중에 사용 중인 휴대전화 전지는 김 박사팀의 실험에서 온도를 높인 결과 섭씨 166도에서 42%의 부풀림을 보이고, 섭씨 177도에서 폭발했다. 그러나 MIT 소자를 이용한 온도센서가 장착된 배터리는 섭씨 160도에서 22%의 부풀림에 그쳤으며, 섭씨 210도에서도 배터리가 폭발하지 않아 기존의 반도체 온도센서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박사는 "배터리가 과열되거나 과충전되면 절연체였던 MIT 소자가 금속체로 순식간에 바뀌면서 급격하게 전하를 방전시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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