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몰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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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한 때 큰 부자였으나 빈털터리가 되는 이유는 뭘까.

19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재무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잘못된 선택과 지나친 자기 중심적 사고방식 때문에 상당수의 부자들이 빈털터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신들이 다 안다고 생각해 말도 안되는 투자나 소비를 하기 일쑤라른 것이다.

신문은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으로부터 19세기 소설가 마크 트웨인, 현대에 와서는 가수 마이클 잭슨, 영화배우 데비 레이놀드, 거물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 등을 예로 들었다.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과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 등 유명인의 매니저를 했던 셸리 핀클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명인사들에게 연금을 들어서라도 돈을 모아두라는 충고를 수없이 해 왔지만 그 말을 수용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유명인들은 순간적인 만족감을 너무도 좋아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안 된다'는 말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회사 아론슨 존슨 오티즈의 테오도어 아론슨은 "심리적 측면에서 부자들은 자신들이 모든 것을 다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쉬우며 그 때문에 말도 안 되는 투자를 되풀이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현역시절 4억 달러 이상을 번 타이슨은 파산 상태에 빠져 요즘 일본 격투기 근처를 기웃거리고 있다. 현역시절 무쇠펀치로 유명했던 조지 포먼은 젊었을 때 번 돈 500만 달러를 거의 날리고 1980년대 후반에 다시 링에 서야만 했다.

IHT는 아직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지만 위험 인물로 오라클의 제왕 래리 엘리슨을 지목했다. 엘리슨은 2000년에 '생활비'로만 2000만 달러를 지출했고 3억 달러짜리 요트를 주문할 정도로 씀씀이가 크다.

물론 그의 오라클 지분이 176억 달러로 평가되지만 그는 상당 부분의 생활비를 은행 대출로 충당하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91년 왜 부자들이 몰락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많은 사람들이 알코올과 함께 빌린 돈에서 생기는 '지렛대 효과'때문에 몰락해 왔다"며 "진정 영리한 사람이라면 돈을 빌리지 않고도 재산을 모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개인 자산운용 전문가 데이비드 래트코는 부자가 되는 5가지 방법으로 결혼.상속.절취.당첨.노력이 있는데 이들 중 노력에 의해 돈을 번 사람들만이 자신의 재산을 보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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