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독수리 사자 맹수들의 3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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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해태가 의외로 초반에 무너질 수도 있다.』
시범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해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마다 해태가 꼴찌를 해왔으나 올해의 골찌는 결코 의도적인 것만은 아니었다』며 투수진·타자들의 이상기류를 암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지난시즌 선동렬(선동렬)에 이어 팀내2위급인 이강철(이강철·15승8패5세이브)이 훈련부족등으로 특유의 위력적인 변화구가 실종돼버린 점을 우려. 이는 좌·우로 솟아오르거나 가라앉는 슬라이더가 일품인데 지난1일 OB와의 경기에서는 전혀 이공을 구사하지 못했다. 아무리 적응훈련 정도의 경기라지만 4이닝동안 11안타를 맞고 7점을 잃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야구인들의 관측.
따라서 이는 투구폼에 이상이 생겼거나 훈련부족이라는 관측이 많다.
「해태 난조」를 예상하는 또다른 측면은 현재 투수들중 제 기량을 찾고 있는 선수는 선동렬 신동수(신동수)정도며 김정수(김정수) 조계현(조계현) 문희수(문희수)등이 제구력에 문제가 생겨 시즌초반 투입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 여기에다 백인호(백인호·내야수) 마저 부상으로 치료중이어서 불안한 출발이 예상되고 있다.
해태의 이상기류, 삼성·롯데·LG의 상승세, 태평양 투수진의 상대적 저하등이 예상되는 올시즌 프로야구의 판도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는다.
▲박영길 MBC해설위원=해태·빙그레가 역시 강세를 보일 것이다.
삼성은 지난해 수비실책이 많았던 점을 보완했다면 그런대로 상위권 진입이 가능하다.
롯데는 박동희(박동희)의 가세로 투수층은 두터워졌으나 타격이 문제인데다 발까지 느려 4위권 진입에 어려움이 따를것 같다.
태평양은 노장선수들(이광길·김일권·홍문종등)이 지난해만큼 뛸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김창웅주간야구주간=해태·빙그레·삼성이 투·타에서 전력이 안정돼 한수 위다. 특히 삼성은 선수층이 두터워 올시즌 상위권의 복병이 될것 같다. OB는 2년생 투수들의 활약여부가 관건인데 경험이 일천해 연패에 빠질 경우 무너질 위험이 있다. LG도 공격력에 승부를 걸 전략인데 역시 투수력이 문제며 김건우(김건우)의 재기여부가 상위권 진입의 열쇠다.
▲하일성KBS해설위원=올시즌 각팀의 특징은 감독들에 따라 팀 컬러가 확연해졌다는 점이다. 세 김감독의 팀(해대·빙그레·태평양)은 역시 수비 위주의 무리없는 팀운영을 할 것같고 LG·OB·롯데가 화끈한 공격야구를 펼것 같다. 역시 해태·빙그레가 투·타에서 타구단을 앞서고 있다.
▲어우홍전롯데감독=선동렬·김성한(김성한)이 이끄는 해태가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여기에다 선수들의 연령층이 젊은 빙그레의 패기가 도전적이며 투수력이 안정된 롯데·삼성등이 패권경쟁에 나설 것으로 본다.
▲박기철 KBO 기록원=서울·경기세가 고전할 것으로 본다. LG는 투수력이 허약하고 OB는 신인급 투수들의 활약이 불투명하다. 태평양도 돌풍의 트리오가 지난 시즌만큼 활약해줄지 의문이며 롯데도 투수력은 좋아졌으나 주전선수들이 노장인데다 2진급과 기량차가 커 교체멤버가 없다는 점등이 장기레이스에서 치명적인 취약점이 된다. 따라서 순위는 지난해와 별 차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태평양이 중위권의 변수다.
▲김소식 MBC해설위원=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다. 4강을 놓고 삼성·OB·LG·롯데등의 치열한 다툼이 예상되며 해태·빙그레도 초반에 부진할 경우 하위권으로 처지는 수모를 당할 수도 있다. 지난해 1백20게임을 치러본 경험이 있는 감독들은 투수로테이션등에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이며 의욕적으로 시즌을 맞고있는 새 감독들(롯데·LG)이 연패등 위기에 몰릴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리라고 본다.
7일 개막되는 90년 한국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예년과 달리 전문가들조차 순위를 점칠수 없을 정도로 엇비슷한 전력, 대대적인 팀컬러의 변모를 보이고 있다.
올시즌 전망들의 특징은 「어느팀이 하위권을 차지할 것인지」 아무도 예측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종래의 강·중·약 분류는 무의미해졌으며 어느팀이라도 부상이나 슬럼프등으로 연패에 빠질 경우 6개구단으로부터 집중공격을 받아 급속한 나락의 길로 접어들 공산이 크다.
대체적으로 볼때 막강 투수진을 거느린 해태, 투·타의 밸런스가 안정된 빙그레, 마티투수코치의 독려로 기량과 사기가 드높아진 삼성등의 4강진츨이 유력하다. 나머지 티킷 1장을 놓고 롯데·태평양·LG·OB가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아무래도 박동희 김시진(김시진) 윤학길(윤학길)로 마운드가 강화된 롯데가 가장 기대를 모을 것이다. <권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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