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미술품 가격동향 한눈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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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해외미술품의 완전개방(91년)을 앞두고 몇몇 화랑들이 해외미술품 가격정보를 담은 간행물을 출간하고 있다.
해외미술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갤러리 블루(대표 서성대)는 최근 소더비·크리스티등 세계유명 경매회사들의 최신 경매정보를 담은 『GBI』(Gallery Blue Information)를 출간했다.
또 가나화랑(대표 이호재)이 발행하고 있는 격월간 미술전문지 『가나아트』도 올해부터 해외미술품 경매정보란을 신설했다.
이같은 해외미술품의 경매정보는 외국미술시장의 거래현황과 가격변동에 어두운 국내 실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2∼3년전부터 해외미술품 수입이 점차 늘고 있고 올해 조각에 이어 내년에 회화까지 수입이 자유화되는데, 국내에는 어느 외국작가의 어떤 작품이 얼마에 거래되고 또 어떻게 오르내리는지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해외미술품의 가격이 일주일후를 예측할수 없을 정도로 변동하고 있는 실정에서 최신정보에 대한 필요성이 시급하다.
이때문에 국내에서는 일부 해외미술품이 수입가의 몇배씩에 거래되기도한다.
최근 한 화랑은 모 프랑스작가의 판화 한점을 2천여만원에 팔았다가 뒤늦게 이 작품의 현지가격이 2백여만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 고객의 항의를 받고 작품값을 되돌려주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외국 화상이 국내에 해외미술품을 수출할때는 보통 20∼30%의 마진을 얹어팔라고 요구하는 것이 관례. 그러나 국내 일부 화랑들은 두배가량의 마진을 올려받는 경우도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우도 해외미술품 수입이 개방된 60년대초 이같은 거래상의 혼란이 극심했었다. 각 화랑들과 수집가들이 외국작품을 선별치않고 무더기로 긁어모았기 때문에 한때 「쓰레기 처리장」이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다.
『GBI』는 첫호에서 「해외유망작가」로 프랑스의 자유구상주의파의 기수로 베르 콩바스의 최근 작품들을 소개하고 올2월의 소더비와 크리스티에서 경매된 작품들과 낙찰가격을 실었다.
총50여쪽에 올 컬러로 인쇄된 이 정보지는 앞으로 격월간으로 계속 출간될 예정. 우선 1천부를 발간해 각 화랑과 고객들에게 무료로 배포되었으나 곧 정기간행물로 등록해 일반에도 판매할 계획이다.
갤러리 블루측은 직접 외국의 유명한 경매및 아트페어에 참가해오면서 정확한 거래 자료를 입수하고 있다.
이 화랑대표 서성대씨는 『처음이라서 충분한 자료를 싣지 못했지만 해외미술품의 가격동향은 어느정도 가늠할수 있을것』이라고 말하고 『이제는 해외미술품의 수입을 일반상품수입과는 달리 외국의 문화재를 우리가 확보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할 때가 됐다』고 강조한다.
『가나아트』의 편집인인 윤범모씨(미술 평론가)도 『국내미술시장의 국제화를 앞두고 해외미술품의 정확한 가격정보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판단해 각 경매회사의 경매정보지를 입수해 옮겨싣고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경매정보란을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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