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체육 행정으로|투기종목 "이상비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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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국체육이 기본종목은 갈수록 낙후된채 국제대회 메달획득 유망종목 위주로만 치닫는 「기형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어 이에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중·고선수들은 국제무대에서의 메달박스인 유도·태권도·레슬링·복싱등 격투기종목에만 집착하고 있는 반면 기본종목인 육상등 국제대회 비입상 종목은 갈수록 더 외면하는등 지금까지의 메달위주 체육행정이 각급학교와 직장을 오도, 한국체육의 올바른 착근과 성장을 크게 저해하고 있음이 뚜렷이 드러났다.
이는 86, 88양대회를 거치는 동안 메달종목에 치중하는 정책과 이에따른 중·고운동선수들의 메달종목 선호성향의 촉진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 그늘에서 육상·수영등 기본종목은 답보 또는 후퇴, 한국체육발전은 체육선진국과 비교할때 생명력이 매우 약하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체육부가 지난 8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체육특기자들의 종목선택 추세를 조사한 「중·고체육특기자현황」에 따르면 운동선수들은 과거의 인기 구기종목 편중과 달리 최근엔 국제무대의 메달박스인 격투기종목을 크게 선호, 수적으로 대등한 수준에까지 급팽창한 주목할만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5년간의 변화추이를 보면 구기종목중 축구를 제외하고 핸드볼·탁구·테니스·농구·배구·야구·배드민턴의 중·고체육특기자는 11.9∼42.2%까지 크게 줄어들었으며 특히 핸드볼·탁구는 무려 40%가 격감하는 현상을 나타냈다. <별표참조>
반면 메달종목인 유도·태권도·레슬링·복싱등 격투기종목은 5년동안 체육특기자수가 37.7∼79.2%까지 격증, 대조를 이뤘다.
이중 유도·태권도·레슬링은 8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과시, 수적으로도 농구·배구·테니스를 능가하는 기현상을 드러냈다.
또 구기종목중 핸드볼·탁구·테니스·농구·배구·배드민턴·야구등은 중학교에서 격감현상을 드러내 저변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편 기본종목인 육상의 경우 89년에 6천3백47명(중 3천7백63명·고 2천5백84명)이 체육 특기자로 지정돼 5년전인 84년보다 오히려 4.5%의 감소를 보여 심각히 우려할 현상으로 나타났고 수영도 11%의 증가에 그치는 사실상의 답보현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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