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 금강산 비로봉 오른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정일(얼굴) 북한 국방위원장이 금강산의 주봉인 비로봉(해발 1649m)에 올랐다. 북한 관영 중앙통신은 "금강산 현지지도가 전선시찰(군부대 방문)의 길에 이뤄졌다"고 했다. 그런데 중앙통신은 이 사실을 14일 오후 11시50분 타전했다. 다소 이례적인 심야 보도다. 북한에서 김 위원장의 동정은 통상 아침 시간에 보도된다. 이번 심야 보도 시간은 미국 워싱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10분 전이다. 그런 만큼 그가 왜 금강산을 찾았고, 중앙통신은 왜 심야에 보도했을까를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먼저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상회담에 맞춰 금강산을 찾은 것은 김 위원장이 남한 당국과 현대에 정치적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기동 국제문제조사연구소 남북관계연구센터장은 "미국의 대북 제재에도 북한 체제는 끄떡없다는 것을 과시하려 한 것"이라고 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유엔 결의 1695호가 이행 단계에 들어가면 결국 금강산 관광 대가와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임금 문제가 논란이 될 것"이라며 "주요 달러 수입원인 금강산을 지키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