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얼굴) 북한 국방위원장이 금강산의 주봉인 비로봉(해발 1649m)에 올랐다. 북한 관영 중앙통신은 "금강산 현지지도가 전선시찰(군부대 방문)의 길에 이뤄졌다"고 했다. 그런데 중앙통신은 이 사실을 14일 오후 11시50분 타전했다. 다소 이례적인 심야 보도다. 북한에서 김 위원장의 동정은 통상 아침 시간에 보도된다. 이번 심야 보도 시간은 미국 워싱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10분 전이다. 그런 만큼 그가 왜 금강산을 찾았고, 중앙통신은 왜 심야에 보도했을까를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먼저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상회담에 맞춰 금강산을 찾은 것은 김 위원장이 남한 당국과 현대에 정치적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기동 국제문제조사연구소 남북관계연구센터장은 "미국의 대북 제재에도 북한 체제는 끄떡없다는 것을 과시하려 한 것"이라고 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유엔 결의 1695호가 이행 단계에 들어가면 결국 금강산 관광 대가와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임금 문제가 논란이 될 것"이라며 "주요 달러 수입원인 금강산을 지키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