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 "우리軍 안전위해 특전사 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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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파병할 한국군 부대에 특수전사령부(사령관 김윤석 중장) 예하부대를 참여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특수부대의 공격적 이미지가 적절치 않다는 시각도 있지만 자폭테러 등 이라크 지역의 치안상태를 감안할 때 우리 장병의 안전확보를 위해서는 특전사의 파병이 필수적이란 주장이 힘을 얻은 때문이다.

1969년 창설된 특전사는 부사관급 이상 직업군인으로 짜인 13명이 한 팀을 이뤄 대(對)테러와 후방침투 등 특수전 임무를 수행한다.

병사들 위주로 구성돼 특정 지역을 맡는 특공여단(8백명 규모)과 달리 작전반경이 넓고 언제 어디서든 임무수행이 가능하도록 훈련돼 현지적응이 빠른 것도 장점이다.

특히 70년 월남전과 91년 걸프전에 이어 99년 동티모르에 파견한 상록수부대에 4백19명이 참여하는 등 풍부한 해외파병 경험을 갖고 있는 점도 고려요소다.

파병이 결정될 경우 1개여단(1천5백명) 수준의 파견을 통해 전투병 임무수행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파병 문제를 주도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청와대 일각에서는 특수전 부대의 파견에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칫 '평화지원부대'란 파병 성격이 흐려질 수 있고 전투병 파병을 반대하는 여론을 더 자극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 때문에 정부와 군 당국은 평화유지 활동이란 명분을 살리면서 한국군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시해야 하는 현실 사이의 절충점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0일 "특전사 파병의 최종 성사 여부는 한국군의 주둔지로 유력시되는 이라크 북부 모술 지역의 향후 치안상황과 함께 파병에 대한 국민 여론의 향배가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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