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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바꾸니 '괴력'드라이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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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비 경쟁은 끝났다. 1990년 캘러웨이가 2차대전에 독일군이 쓰던 대형 대포인 빅버사 이름을 딴 245cc 체적의 드라이버를 만들면서 시작된 헤드 크기 대형화 경쟁은 460cc에서 멈춰섰다. 전세계 골프 클럽의 표준을 제시하는 USGA(미국골프협회)가 헤드 크기를 460cc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가 최고 700cc 짜리 '불법무기'를 만들었지만 헤드가 쉽게 깨지고 공기 저항이 많아 별 소용이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신소재와 복합소재를 채용하는 것도 거의 한계에 이르렀다.

◆ 디자인 시대=군비경쟁을 끝낸 업체들은 디자인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클리블랜드 하이보어 드라이버는 뒷부분을 눌러 놓은 듯한 독특한 디자인이다.

드라이버는 무게중심이 뒤로, 낮게 위치할수록 공이 멀리 나가므로 이런 기하학적인 디자인은 원래 체적보다 더 큰 체적 헤드의 효과를 낸다. 신두철 한국 클리블랜드골프 사장은 "460cc이지만 효과는 520cc짜리와 같다"고 말했다.

나이키의 사스쿼치 드라이버도 특이한 모양이다. 다른 드라이버에 비해 앞뒤 길이가 매우 길다. 헤드 뒤에 파워보우(PowerBow)라고 불리는 부분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앞뒤 길이가 길어 에이밍이 편하고 어드레스할 때 편한 느낌을 준다. 나이키는 "525cc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핑은 티타늄과 텅스텐, 수퍼 스테인리스 스틸, 합성고무, 그래파이트 등 복합소재를 활용한 랩처(Rapture) 시리즈를 출시했다. "기능도 좋아졌지만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세련된 모양의 드라이버를 선호하는 한국과 일본을 염두에 두고 내놓은 명품형이라는 점"이라고 한국 핑의 김우성 이사는 말했다. 무게 중심을 고려, 다른 소재를 묶어 헤드를 만들어내는 방법도 적용됐다. 던롭의 '올 뉴 젝시오'와 PRGR(프로기아)의 'T3드라이버'는 세 종류의 다른 티타늄을 결합, 하나의 헤드를 만들었다.

◆ 샤프트로 승부=용품업체들은 헤드 발전에 한계가 다가왔다고 느끼고 있다. 이제 업체들은 활로를 샤프트에서 찾고 있다. 실제 샤프트는 클럽의 척추로 불릴 정도로 중요하며 클럽 성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용품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헤드로는 비거리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샤프트로 승부를 겨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샤프트는 클럽의 한 부품에 불과했지만 이제 샤프트도 브랜드화되고 있다. 업체들은 샤프트를 내세워 마케팅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또 헤드와 궁합이 잘 맞는 샤프트를 찾고 있다. 그래서 헤드 회사와 샤프트 회사가 결혼도 하고 있다. 테일러메이드가 후지쿠라, 캘러웨이가 미쓰비시, 클리블랜드가 MFS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거나 제휴를 모색중이다.

샤프트도 다양해졌다. 2년 전 까지만 해도 샤프트의 강도는 3가지(LADY, REGULAR, STIFF)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최고 17가지로 늘어났다. 무게도 40~120g으로 다양해졌다. 던롭과 MFS는 원하는 샤프트에 원하는 색깔을 선택할 수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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