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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급성신부전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농촌에 살고있는 김모씨(23·여)는 첫 아기를 낳았다. 급하게 낳는 바람에 집에서 해산하게 됐고 잘못해 출혈이 많았다.
해산 2일후부터 춥고 열이 나기 시작했다. 2∼3일동안 이런저런 약들을 먹었으나 열이 가라앉지 않고 소변이 나오지 않아 진찰실을 찾게됐다.
김씨는 눈이 쑥 들어가고 입이 마르는등 탈수증도 보였다. 열이 나고 한기를 느낀 것은 해산과정이 불결했던 탓에 균이 침입해 생긴 것이고 탈수증은 열이 나는데 먹고 마시지 못해 생긴 것으로 판단됐고 진찰과 검사소견도 이를 뒷받침해 주었다.
혈핵검사에서 BUN(혈중요소질소)과 크레아치닌값이 상승돼 있을뿐만 아니라 매일 반복검사할 때마다 증가했다.
소변이 나오지않고 BUN과 크레아치닌이 상승하는 것은 급성신부전으로 노폐물이 축적돼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환자는 해산때에 출혈이 심했고 산후열로 탈수가 있어서 순환혈액량이 감소돼 신장에 흐르는 피가 적어진 것이다.
부족한 수분등을 계산해 수액과 수혈을 했고 강력한 항생제를 투여한끝에 환자는 혈압이 정상화되고 차츰 열이 떨어졌다. 김씨는 5일후에는 소변량이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완쾌됐다.
또다른 환자인 강모씨(58)는 몇년동안 당뇨와 고혈압이 있었으나 별로 아프지 않아 가끔 병원을 찾을 정도였다.
최근 사위가 홍콩에 다녀오면서 중국산과 미국산약을 사왔다. 하나는 청심환같이 생긴 환약이었고 하나는 병에 든 알약으로 꿀과 꽃가루·게르마늄이 혼합된 것으로 강장 효과가 있고 혈압이나 당뇨, 신장에 좋다는 설명이었다.
강씨는 이 약들을 먹고나서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밥맛이 없어지면서 온몸에 작은 반점이 돋고 속이 메스꺼워졌다. 또 몸이 붓고 열까지 나 병원을 찾았다.
진찰과 검사결과 급성신부전, 황달을 동반한 간염, 조절되지않는 당뇨병등이 나타났다.
강씨가 특이체질이거나 약물이 독해 간·신장·피부등에 병변이 생긴 것이다. 요독증이 심해 혈액투석을 2주일간 실시한 끝에 강씨는 회복됐다.
이같이 급성신부전이란 빠른속도로 신장기능이 나빠지는 질환으로, 짧은 기간동안 심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위태롭기도 하지만 김씨나 강씨의 경우와 같이 적시에 잘 치료하면 회복도 빨라 희망적이다.
신장은 산욕열과 신우염과 같이 생기는 세균독이나 약물등에 의해 파괴되기 쉽다. 그 이유는 신장이 작지만 다량의 혈액이 지나면서 세뇨관이 일을 많이 하는등 정교한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탈수증이 동반되거나 이미 나빠진 신장, 노인의 신장등에는 급성신부전이 생기기쉽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미국등에서 여러 약들을 사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약의 성분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약은 잘 알려진 유명회사 것을 사용하는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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