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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정보원­소매치기“공생”/5개파 적발로 밝혀진 실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87년부터 담합… 경찰정보 흘려/1명에 월 1천만원까지 상납
단순히「악어와 악어새」로만 알려졌던 소매치기와 속칭「야당」과의 관계가 검찰수사결과 연간 10억여원을 주고 받아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적이다.
소매치기 세계의 「야당」이란 소매치기 출신으로 경찰관들을 따라다니며 소매치기를 적발해주는 등 수사에 협조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경찰관들은 「여당」으로 부르고 있다.
소매치기수사는 범행현장을 덮쳐야만 공소유지가 가능하고 이를 위해선 치기배들의 조직ㆍ계보파악이 되지않고서는 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매치기 수사에서의 「야당」은 절대적인 존재인 셈.
그러나 그동안 개별적으로 활동하면서 자신들과 관계가 없는 소매치기들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수사기관에 알려주던「야당」들이 87년부터 공동전선을 펴면서 소매치기들이 극성을 부린 것이 이번 검찰수사의 계기가 됐다.
◇야당과 소매치기=소매치기 전과11범으로 경찰정보원(야당)으로 일한 경력도 있는 조상기씨(구속) 등 10여명은 87년3월 서울 신사동 강변다방에서 개별적 활동을 자제하고 공동전선을 펴기로 하면서 「소매치기 전성시대」가 열렸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
이때부터 통일된 야당조직은 서울시내 13개 소매치기조직을 협박,소매치기들의 수입이 좋은 여름철에는 1개월에 4회씩 1개조직당 수입의 10%정도인 평균 2백40만원을,겨울철에는 1개월에 2회씩 평균 1백80만원씩을 상납받아 상납액수는 2년간 약21억원에 이른다는 것.
이에따라 서울시내 13개 소매치기조직은 2년동안 약2백여억원을 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빼내온 것으로 추산된다.
검찰수사결과 「야당」들은 최근 2∼3년전부터 일선수사기관과 최소한의 관계자를 유지하기 위해 소매치기조직에 관한 정보는 주지않고 오히려 수사기관의 수사계획을 소매치기들에게 알려주거나 1∼2명이 하는 단독범만을 수사기관에 제보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들이 소매치기로부터받는 상납금의 규모도 소매치기들의 수입과 계절에따라 달라지는데 이번에 구속된 「야당」들은 1인당 여름철에는 월평균 1천만원이상,겨울철에는 월평균 4백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것으로 밝혀졌다.
「야당」들은 1년중 휴가철인 8월은 상납금을 면제해주는대신 굴레치기(여자금목걸이 따기)가 쉬워 소매치기들의 수입이 좋은 여름철에는 겨울철에 비해 상납액을 높이거나 심지어 선불까지 받아왔다.
이들은 「야당」을 직업적으로 해오면서 대부분 수억원짜리 단독주택ㆍ빌라와 소나타 등 승용차까지 소유라는 등 풍족한 생활을 해왔다.
또 검찰에 계보가 파악된 서울시내 15개 소매치기조직은 조직원들의 체포ㆍ구속에 대비,조직원 1인당 2백만∼3백만원씩 거둬 두목이 보관하면서 구속될 경우 출감때까지 변호사 비용ㆍ가족 생계비 등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매치기 예방법 ▲굴레치기=버스정류장이나 버스안에서 부녀자의 발밑에 떨어진 동전이나 기타 물건을 주으려는 남자가 있을때에는 즉시 자리를 옮기거나 밑을 보지말고 손으로 목걸이를 잡을 것.
▲안창따기=버스나 지하철안에서 지갑을 웃옷속에 넣은 남자는 손잡이를 잡을때도 지갑이 있는 반대쪽의 손으로 잡고 자기주위에 3명이상의 남자가 둘러싸고 있을 때엔 일단 소매치기에 유의할 것.
▲올려치기=부녀자가 버스를 타려고 할때 앞에 남자가 승강구를 막고 있으면 일단 의심하고 어깨에 멘 손가방을 가슴쪽으로 돌려놓을 것.
▲노상따기=번잡한 거리나 백화점 등을 오갈때에는 어깨에 손가방을 걸치지 말고 손가방이 가슴쪽으로 오도록 할 것.
▲빽치기=백화점매장이나 기타 혼잡한 시장에서 옷ㆍ물건을 살때 손가방을 매장에 놓지말고 반드시 들고있을 것.<이상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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