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콩쿠르 무대 빛낸 한국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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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초가을 정상급 국제 콩쿠르를 한국인들이 휩쓸고 있다.

독일 뮌헨의 ARD(독일 공영 제1방송) 국제 콩쿠르 측은 바리톤 양준모(32.(左))씨가 9일 헤르쿨레스 홀에서 치러진 결선에서 성악 오페라 부문 1위를 차지했다고 12일 발표했다.

1952년 창설된 이 대회는 독일 최대 명성을 갖고 있으며 올해엔 42개국에서 389명이 참가했다. 양씨는 "다른 대회보다 준비해야 할 곡이 3배 이상 많은 15곡이나 돼 부담이 많이 됐는데 다니던 학교에서 대회가 열려 편안한 분위기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것이 입상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양씨는 결선무대에서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에 나오는 낯익은 아리아로 객석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내 청중상까지 거머쥐었다. 연대 성악과를 졸업한 양씨는 이탈리아 노비 리구레 아카데미아(2003년)와 뮌헨 음대 전문연주자 과정(2006년)을 마쳤다. 그는 2001년 국립오페라단이 주최한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신인상, 지난해엔 이탈리아 산 마리노 공화국 '레나타 테발디' 콩쿠르에서 3등에 입상했다.

이 콩쿠르의 피아노 부문에서도 미국 오레건 출생의 한인 재미교포 2세 벤 킴(22)이 1위에 올랐다. 그는 현재 피바디 음대 전문연주자 과정을 다니고 있다.

한편 독일.스웨덴에서 활동 중인 여성 지휘자 성시연(31.(右)) 씨는 10일 프랑크푸르트 알테 오퍼 콘서트홀에서 폐막한 제3회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1위에 올랐다. 그는 결선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을 지휘해 500여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우승, 상장과 상금 1만5000유로(약 1830만원)를 받았다.

이 콩쿠르는 헝가리 태생의 세계적인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1912~97)가 프랑크푸르트 오페라의 음악감독을 지낸 것을 기념해 2002년부터 격년제로 열리고 있다. 성씨는 서울예고를 거쳐 스위스 취리히 음대, 독일 베를린 음대에서 피아노를 공부했다.

2001년 전공을 지휘로 바꿔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를 다녔다. 2004년 제3회 서부 독일 졸링엔 여성 지휘자 콩쿠르에서 1위에 입상했고 현재 훔볼트대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고 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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