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부는 화랑가 대형 기획전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새봄을 맞은 화랑가에 대규모 기획전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산수화 사대가전, 90회화전, 새얼국제판화전, 한국섬유미술비엔날레, 색유리그림전,국제 현대회화특별전….
이 전시회들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산수화·구상회화·판화·섬유미술·유리그림 등 각기 일정한 장르의 작품들을 대거 한자리에 모은 전시회들이다.
이 전시회들은 일반애호가들이 각 분야의 미술을 이해하고. 조명해보는데 좋은 기회일뿐더러 새로운 미술인구를 창출하는데도 한몫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수화 사대가전(4월27일까지 호암갤러리)=예부터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전통산수화의 맥을 새롭게 되살린 근대 산수화 대가 4명의 대표작 89점을 모아 전시하고 있다.
시서화의 단단한 바탕 위에 심의가 담긴 관념산수를 즐겨 그린 의재 허백련. 전통적 구조 속에서 웅대한 이상을 형상화한 심산 처수현,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금강산 실경에 몰두했던 소정 변관식, 새로운 조형으로 한국의 정경을 재창조했던 청전 이상범. 이들은 전통산수화의 기본맥락을 유지하면서도 진부한 요소들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새로운 현대적 조형미를 추구함으로써 현대 한국화의 터전을 닦은 화가들이다.
이번 전시작품들은 호암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 등 각 미술관·박물관과 개인소장가 30여 명으로부터 협조를 받아 어렵사리 한자리에 모이게됐다.
호암갤려리는 이번 전시에 발맞춰 각 전시작품의 컬러사진과 해설·작가론·산수화의 정립에 대한 좌담 등을 실은 도록(1백80쪽)도 함께 출간, 애호가들의 작품이해를 돕고 자료로 활용토록 했다.
◇90회화전(20∼29일 서울시립미술관)=현재 활발한 작품활동을 펴고있는 40∼50대 중견 구상작가 96명의 최근 대표작들을 모아 선보였다.
지난 88년 시작해 올해로 세번째 열리는 이 전시회는 특히 학녹·지녹을 초월해 전국 각지역에서 자율적으로 모인 작가들의 동인전이라는데도 뜻이 깊다.
출품작가는 강길원·김종상·송진세·이병석·조한흥씨 등이다.
◇새얼국제판화전(23일까지 인천 제1공보관)=국내외 저명작가 62명의 판화작품만으로 꾸며진 전시회. 김태활·우제길·지석철·이동수씨 등 국내작가 31명과 미국·프랑스·소련·중국·헝가리·아르헨티나 등 전세계 31개국 대표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됐다.
국내에서는 아직 미술분야의 일부로 밖에 취급되지 않고 있는 판화가 세계적 추세처럼 곧 일반화될 것이라는 전망아래 마련됐다.
◇제4회 한국섬유미술비엔날레(23∼28일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여류 섬유미술가 50여명으로 구성된 한국섬유미술가회(회장 이신자)의 회원전.
섬유기술을 공예차원에서 새로운 조형미술로 발전시켜온 여류작가들의 각기 개성 있고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색유리그림전(4월 25일 까지 워커힐미술관)=동·서양 각국에서 3백 여년 동안 이어져 온 유리그림 2백 여점을 모아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이색 전시회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88년 서울올림픽 때 기증 받은 세계 41개국 대표작가 62명의 작품들로 대전·전주·진주 등 지방3개 도시에서 순회전시회를 열고있다.
일정과 장소는 ▲대전=27일까지 시민회관 ▲전주=4월1∼10일 예술회관 ▲진주=14∼23일 예술회관. <이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