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초읽기 술렁술렁/언제 할까… 누가 갈까… 무성한 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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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청와대 움직임에 정가 촉각/공보수석 발표문 작성 끝내 “대기중”/민자선 “혹시 내가…” 안테나 총동원
○…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당초부터 개각시기가 임시국회가 끝나는 금주말께가 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노대통령의 주말행사 때문에 내주초인 19일께로 넘어가리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14일 저녁 정구영민정수석을 불러 개각에 관한 실무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져 언제든 적당한 시점에 발표할 일만 남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청와대의 경우 그동안 개각명단 뒷바라지를 해오던 민정수석실은 손을 털고 대통령의 발표만 기다리는 중이고 발표를 맡을 공보수석실은 이미 발표문안까지 마련해놓고 있다.
시기가 금주와 내주초로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노대통령이 김영삼ㆍ김종필 두 최고위원과 함께 주말 골프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
따라서 이번 주말 골프회동 때 최종의 개각구상을 두 김씨에게 털어놓은 뒤 19일께 발표하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미 지난 12일 두 김씨가 청와대에 올라왔을 때 노대통령이 『개각문제는 나에게 맡겨 달라』고 한 데다가 내각개편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므로 두 김씨와 상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다는 건의가 있어 금명 개각을 단행하고 주말을 홀가분하게 보낼 것이라는 얘기도 설득력있게 흘러나오고 있다.
○…노대통령은 13일 낮 홍성철비서실장과 이현우경호실장을 예정도 없이 갑자기 불러 오찬을 함께 해 이 오찬이 개각구상을 확정하는 자리가 되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특히 오찬 도중 갑자기 개각자료의 책임을 맡고 있는 정구영민정수석을 불러들여 내정한 인사 가운데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
특히 노대통령은 14일 저녁 정민정수석과 노재봉특보를 불러 저녁을 같이 하며 여러 시간 얘기를 나누어 노특보의 거취가 주목.
노특보는 특보로 기용 때 대통령이 특보자리에서 행정경험을 익힌 뒤 좀더 중책에 임명하겠다는 언질이 있었다는 소문이 있어 노특보가 청와대에서 더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노특보가 15일 현홍주법제처장등을 청와대로 불러들이는등 여러 사람을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어 그의 자리바꿈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개각의 내용은 뚜겅을 열어보아야 알겠지만 청와대의 동정으로 보아 몇사람만은 거의 확인이 가능하다.
우선 문희갑경제수석 후임으로는 김종인보사장관이 확정적인데 김장관은 지난주초 노대통령이 청와대로 불러 경제수석의 언질을 주고 경제각료팀에 대한 건의를 받았다는 얘기가 있다.
부총리는 이승윤ㆍ강경식ㆍ사공일씨 등이 유력한 후보자로 거명됐으나 초기에 노대통령은 장덕진씨에게 마음이 끌렸지만 그후 여러 사람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장씨는 제외되고 이승윤씨쪽으로 기울었다는 얘기다.
총리는 현 강영훈총리 이외의 대안이 없어 유임이 확정적이며 경제각료 외에 민생치안관련 장관도 경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김태호내무장관은 취임한 지 얼마 안됐고 허형구법무장관은 마땅한 후임이 없어 그대로 유임되리라고 보았으나 민생치안에 대한 책임과 분위기 쇄신을 거론하는 얘기가 있다.
대통령취임 때 입각했던 이봉서동자ㆍ이홍구통일원장관,현홍주법제처장도 교체설이 부쩍 높아간다.
현처장의 경우 장관급 정무수석이나 청와대특보가 유망하다.
○…대폭 개각이 임박했다는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정례국무회의가 오후 2시 예정에서 오전 10시로 앞당겨져 총리실 주변엔 한때 「일괄사표 제출설」로 보도진이 모이는등 촉각. 그러나 이날 국무회의가 앞당겨진 것은 국회 본회의가 오후로 예정돼 있기 때문.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오후의 국회 본회의 출석문제 때문에 회의를 오전으로 당긴 것 뿐』이라고 설명하고 『일괄사표는 각료 임명제청권자인 국무총리가 바뀔 때나 제출하는 것』이라며 총리유임을 전제로 일괄사표제출은 없을 것으로 전망.
강영훈국무총리는 매주 금요일 오후로 예정된 정례 대통령 단독면담을 목요일인 15일 오후로 앞당겼는데 이에 대해서도 비서실에선 『16일 대통령의 지방행사 참석일정 때문』이라고 말했으나 일부에선 『개각전에 총리의 임명제청권을 행사했다는 근거를 만들기 위한 것 아니냐』고 분석.
총리실 주변에선 지난번 개각 때 총리의 임명제청권 행사가 없었다고 평민당측에서 이의를 제기했던 선례를 감안,『이번에는 사전 단독면담을 가짐으로써 그런 형식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
○…개각의 핵심인 조순부총리 후임은 이의원 말고도 강경식ㆍ사공일전재무,장덕진전농수산장관 등이 나름대로의 적재평판을 내세워 부상했었다.
사공일전장관은 최근 청와대 독대설에다 경제상황을 보는 유연한 시각이 뭉쳐져 경제부처쪽에서 주로 거론한 상태.
부총리인선 못지않게 관심을 끌고 있는 청와대경제수석 후임엔 김종인보사장관이 낙점될 것이라는 전망. 김장관은 노대통령의 구민정당대표위원 시절 경제참모역(12대 민정의원)을 맡았고 호남출신이라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관측.
특히 이승윤의원이나 김종인장관 모두 성장우선론자들이어서 전체적인 정책기조의 흐름을 성장으로 돌리고 이에 맞는 팀을 구성할 것이라는 해석.
재무장관은 재무부 출신인 정영의증권감독원장과 이용만외환은행장으로 모아지고 있다.
한편 상공장관은 박필수외대총장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는데 노대통령 동서인 금진호전상공장관의 천거가 있었다는 소문으로 금씨의 역할도 관심거리.
○…개각의 타이밍을 놓고 한때 설왕설래했으나 조기개편으로 굳어지는 느낌.
여권의 한 핵심소식통은 15일 개각시기와 관련,17일에 있을 노대통령과 양김최고위원의 회동 이후,19일 김영삼최고위원의 방소 이전이 개각의 시기라고 예상.
그는 『인사는 대통령의 전권사항으로 왈가왈부할 수 없으며 매우 유동적』이라는 토를 달긴 했으나 국회 폐회날인 16일까지는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해 결국 17,18,19일로 압축.
○…개각이 임박해진다는 소문에 민자당의원들은 지자제ㆍ광주관련법 처리문제를 아예 뒤로 돌리고 의원입각이 어느 정도인지 이쪽저쪽 정보수집에 분주.
특히 구민주ㆍ구공화출신 몇명이 어느 곳을 「점령」할 것이냐에 관심. 민자당은 이번 주초 당추천자 10여명 명단을 노대통령에게 전달.
구민정계로 단명 원내총무로 끝낸 정동성의원은 낙점상태고 다음 김현욱ㆍ심명보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구민주계론 최형우ㆍ신상우ㆍ김정수의원이 거명되고 있고 구공화계에선 이희일의원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이들은 농림수산ㆍ보사ㆍ교통ㆍ동자장관이 대상.<문창극ㆍ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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