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최용수 코치 족집게 과외 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9일 제주전에서 헤딩 결승골을 터뜨린 FC 서울 정조국이 서포터스를 향해 달려가며 환호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최용수 코치. [연합뉴스, 중앙포토]

정조국(22.FC 서울)이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6일 아시안컵 축구 예선 대만전(수원)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그는 9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경기에서 후반 17분 히칼도의 코너킥을 예리한 헤딩슛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터뜨렸다. 김은중과 교체 투입된 지 불과 6분 만에 승부를 가르는 골을 넣은 것이다.

경기 후 정조국에게 "요즘 헤딩골을 많이 넣는데 특별한 훈련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뜻밖의 대답이 나왔다. "특별히 헤딩 훈련을 하는 건 없고요. 최용수 코치님이 헤딩뿐 아니라 문전에서 자리를 잡는 것 등 많은 면에서 도움을 주십니다"라고 대답했다. "좀 떴다고 해이해지지 말라며 수시로 질책을 하신다"고도 했다.

'독수리'라는 애칭으로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었던 최용수(33)는 올해 J리그에서 돌아와 서울에 플레잉코치로 입단했고, 지난달 은퇴했다. 초보 코치인 최용수의 정조국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최 코치에게 주로 어떤 지시를 하는지 물었다.

세 가지를 강조한다고 했다.

첫째, 측면에서 올라오는 동료의 크로스 스타일을 파악하라. 선수에 따라 크로스의 구질과 방향이 다르므로 이를 알고 있어야 슈팅 찬스가 나올 공간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가야 할 방향을 상대에게 읽히지 마라. 가고자 하는 방향의 반대로 슬슬 움직이며 수비수를 유인하다 방향을 '확' 틀어 전광석화같이 포인트를 향해 뛰어들어가라는 것이다.

셋째, 미드필드에서 쓸데없이 힘을 소비하지 마라. 스트라이커는 페널티박스에서 힘을 100% 써야 하기 때문에 미드필드에서 드리블이나 화려한 개인기를 보여줄 생각을 하지 말고, 간결하게 플레이하라는 것이다.

최 코치는 "조국이는 올해 초까지 뭔가 산만했다. 그래서 연습도 실전같이 집중하고, 손쉬운 기회에서 반드시 골을 넣는 습관을 들이라고 자주 질책했다"며 "장점이 많고, 본인이 워낙 열심히 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은 정조국의 결승골로 제주를 1-0으로 꺾고 3연승으로 후기리그 단독 선두(3승1무.승점 10)에 나섰다. 울산은 부산과 1-1로 비겼고, 성남은 광주에 0-1로 덜미를 잡혀 2연패에 빠졌다. 수원은 홈에서 대전에 1-0으로 리드하다 후반 37분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수원은 2003년 4월 이후 대전전 13경기 연속 무승(8무5패)의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정영재 기자

◆ 9일 전적
서울 1-0 제주
수원 1-1 대전
울산 1-1 부산
광주 1-0 성남
포항 2-1 전남
경남 3-2 대구
전북 0-1 인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