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업] 프롬써어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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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올 상반기 정보기술(IT) 관련 업체들은 증시의 '미운 오리 새끼'였다. 2월 74만3000원이던 삼성전자는 6월 55만원까지 내려갔고, 삼성SDI.LG필립스LCD 등의 주가는 거의 반토막 났다. 대기업이 이 정도니 중소기업이야 오죽하랴.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프롬써어티의 주가는 4월 1만원을 훌쩍 넘겼지만 이후 추락을 거듭, 지난달 22일엔 52주 최저가인 5250원까지 떨어졌다.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늘었지만, 1분기보다는 50% 이상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4월까지 '매수' 의견을 냈던 증권사들도 실적 발표 후 목표주가를 낮추는 등 부정적인 의견으로 돌아섰다. 현대증권은 지난달 16일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한 단계 낮췄다. "프롬써어티의 주가에 촉매가 될 만한 이슈들이 당분간 부재하다"며 "현재 주가는 적정 주가수익비율(PER)보다 고평가된 상태"란 이유였다.

프롬써어티엔 '굴욕'스런 평가다. 지난 1년간 프롬써어티는 한 단계 도약을 시도했다. 지난해 7월 국내 1위 테스트 하우스인 아이테스트를 인수했고, 12월에는 일본 도쿄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했다. 올 1월 미국 지사 프롬써어티USA를 설립했고, 7월엔 아이테스트가 경쟁사마저 인수했다. 그럼에도 상반기 전반전인 IT 부문의 부진과 함께 프롬써어티도 그에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다. CJ투자증권은 그러나 "지난 1년이 프롬써어티가 반도체 종합 검사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기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새로운 성장을 위한 출발점"이라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8500원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 김익상 연구원은 "프롬써어티의 실적이 3분기 바닥을 찍고 4분기부터는 급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프롬써어티가 ▶주검사 장비 시장 진입으로 성장 기반을 확보했고 ▶아이테스트 인수에 따른 영업적 시너지와 자산 증대 효과가 기대되며 ▶낙폭과대로 저가 메리트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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