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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럽개발은 참여/동구등 국제협력 다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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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부는 유럽공동체(EC) 12개국을 주축으로 동구권의 개혁을 지원키위해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유럽개발은행(EBRD)에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키로 하고 10∼11일 파리에서 열리는 설립준비회의에 공식대표단(단장 신명호 재무부국제금융국장)을 파견한다.
이규성재무부장관은 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정부의 공식입장을 처음 밝히고 『정부는 장기적으로 유럽통합과 동구개방 등의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럽지역과의 국제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의 하나로 EBRD에의 가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EBRD는 지난해 11월 EC정상회담에서 프랑스가 제의,동구의 민주화 추진국가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올해안으로의 설립을 목표로 추진중인 출자금 1백20억달러 규모의 국제금융기구로 이번에 창립회원국으로 참가하는 나라는 모두 39개국이며,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과 일본만이 참여하고 있다.
이장관은 우리 정부가 지난달 19일 EBRD설립 사무국측에 정식으로 가입의사를 밝혔으며 우리정부가 출자할 금액은 「우리의 경제력」과 「EBRD내에서의 발언권」을 적절히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BRD가입에 따라 그간 국가대 국가의 쌍무적관계로 추진되어 온 우리와 동구권과의 경협은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간 협력관계로 다변화하는 계기를 맞게 됐다. 우리나라는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에 4억6천2백80만 SDR(특별인출권)를 출자해놓고 있는등 12개 국제기구에 약 8억1천8백만달러 상당을 출자하고 있다.
◎동구 개발계획에 「발언권」확보(해설)
국가간의 경제관계는 단순히 기술력이나 자본력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ㆍ군사적인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국제연합(UN)이라는 국제기구가 있고 그같은 공식적인 테두리안에서의 국가별 영향력이 현실적인 제약요인이 되듯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IBRD)ㆍ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등의 국제기구는 국제경제질서에 큰영향을 미친다.
새로 창립되는 유럽개발은행(EBRD)도 최근의 동구 개혁,유럽통합 추진 등과 관련해 앞으로 유럽지역만이 아니라 세계 경제 질서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이고 우리 정부가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하게 된 이유로 바로 이점에 있다.
당장 현실적으로 동구 경제개발의 가장 큰 자금줄이 될 EBRD는 동구각국경제개발 계획의 수립단계에서부터 정책 자문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며 여기에 창립 회원국으로서의 「발언권」을 확보해 놓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 EBRD를 통해 동구 각국의 정보에 쉽게 접할 수도 있고 국제 경제사회에서의 지위를 높일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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