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 독창회' 젊은 입담 & 연륜 가창 '매력 덩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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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심상치 않다. 작년 이맘 때에 이어 몰아치는 '이문세발 폭풍'의 기세로 LA가 벌써부터 들썩인다. 봤던 이들은 '너무 재밌었기 때문'에 또 보겠다고 아우성이고 못 봤던 이들은 '또 다시 놓칠 수는 없다'는 각오로 티켓 확보에 열중들이다.

15일과 16일 코닥극장에서 열리는 '이문세 독창회 in Hollywood'. 단순히 고국의 음악이 그리운 이민자들의 향수 달래기라 하기엔 한인들의 '이문세 사랑'이 너무나도 특별하다.

때론 푸근하게 때론 날카롭게 때론 친근함으로 또 때론 카리스마로. 한 손엔 음악을 다른 한 손엔 입담을 들고 수 많은 팬들을 울리고 웃기는 그 남자. 변치않는 매력의 주인공 다시 한번 공연을 위해 LA를 방문한 이문세가 이 처럼 오래도록 특별한 사랑을 받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 젊음 vs 연륜

1978년 방송 MC로 데뷔하고 83년 첫 앨범을 발매했으니 대중이 그의 얼굴을 봐 온지 어언 30년을 향해 간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한결 같다. 이는 곧 그가 한번도 팬들을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는 뜻도 된다. '나는 행복한 사람'을 부를 때의 그 모습이 그대로 지금의 이문세와 오버랩된다. 단지 외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변치않는 이문세표 음악 변치않는 유머 등이 모두 그렇다. 그야말로 '영원불변의 젊음'이다.

그러나 지금의 그에게선 동시에 '연륜'이 묻어난다. 그가 뿜어내는 젊음의 엔돌핀과 에너지를 부드럽게 상쇄시키는 중후함이다. 나이테가 늘어나면서 더욱 든든한 그늘과 쉼터를 제공해주는 나무처럼 그는 살면서 습득한 삶과 세월의 진리를 나누며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무대에서 라디오에서 혹은 앨범을 통해 우리가 그에게 빠져드는 것은 오랜 가수 생활을 통해 쌓은 능수능란함 때문 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체득된 '기술'이 아니라 깊어진 '연륜'으로 인해 가수 이문세의 매력은 더욱 빛을 발한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젊음'과 '연륜'의 매력을 동시에 보여주리라 장담한다.

"공연 무대를 통해 인생과 세월 현실을 담아내고 또 보여주고 싶어요. 세월이 지나도 색이 바래지 않은 제 음악을 들으며 다 함께 '그 땐 그랬었지' '어쩌면 또 다른 삶이 있었을지 몰라'하며 삶을 반추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어쩌면 이러한 공연은 오직 이문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 뮤지션 vs 이야기꾼

이문세는 자신이 장수할 수 있었던 까닭을 "음악 위주로 활동해 왔기 때문"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실제로 그는 꾸준히 좋은 작곡가들을 만나 수십여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최고의 공연팀과 끊임없는 라이브 공연으로 관객과 함께 호흡했다. 게다가 그의 음악은 수 많은 후배가수들에게 불리고 또 불리는 '단골 리메이크 레퍼토리'들이기도 하다. '사랑이 지나가면' '붉은 노을' '그녀의 웃음소리뿐' '소녀' '광화문 연가' '옛사랑' '난 아직 모르잖아요'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히트곡들만 추려 하나씩 꼽다 보면 '내가 이문세 노래를 이렇게 많이 알고 있었나' 싶을 정도. 이정도면 '국민가수'의 별칭을 선사해도 손해는 아닐 듯 싶다.

하지만 그를 이야기하는데 음악만을 논하자니 뭔가 허전하다. '이문세' 하면 역시 입담과 재치이기 때문이다. 그를 이야기 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 DJ 생활을 비롯해 현재도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등에서 많은 고정 청취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이야기꾼'이 바로 이문세다.

9년간이나 이어와 '명품 콘서트'의 대표적 브랜드로 자리잡은 '이문세 독창회'가 관객과의 화합 측면에서 언제나 높이 평가받는 것도 그의 특유의 재치에서부터 오는 친화력 덕이다. 본인 역시 자신의 입담을 '매력'으로 인정한다. "가수와 팬 사이는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행히 제가 말을 재미있게 풀어가는 재능이 있어서 항상 팬들과 만만하게 섞이며 화기애애하게 활동해 올 수 있었지 않나 싶어요."

▶이문세 공연은 완벽하다

이문세는 지독한 완벽주의자다. 적어도 공연에 있어서만은 그렇다. '이문세 독창회'에는 항상 가장 좋은 컨디션 가장 좋은 레퍼토리 최고의 세트 장비 인원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작년 첫 LA 공연이 열리기까지 그의 이러한 예술적 고집을 이해하고 받아줄 만한 기획사를 만나지 못해 미주지역 콘서트를 계속 미뤄왔던 것. 그러다 작년에서야 중앙일보를 비롯한 마음맞는 주관사들을 만나 마음껏 판을 벌렸다.

이번 '이문세 독창회' 공연도 아시안 아티스트로서는 최초로 코닥 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펼치는 무대인 만큼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벌써 극장을 방문해 공간의 특성과 최적의 음향상태를 뽑아내기 위한 답사를 마쳤다.

40피트 컨테이너 2대 밴드와 무대 출연진만 40여명 총 하드웨어 스태프가 120여명에 달하는 엄청난 무대다.

단 2회의 공연을 위해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이는 그에게 '당연한' 일들이다. 최고의 공연은 곧 그의 음악적 자존심을 뜻하니까.

공연의 주인공은 '이문세'인 동시에 '관객들'이다. 이문세는 "세상에서 관객 만나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한다. 그래서 그만큼 더 친근하게 관객에게 다가가고자 애쓴다. 그리고 항상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한다. 대신 관객들에게 역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함께하자"고 부탁한다.

일시 : 9월 15일 오후 8시, 9월 16일 오후 7시
장소 : 할리우드 코닥 시어터 (6801 Hollywood Blvd.)
티켓 : VIP석 150달러, R석 120달러, S석 100달러, A석 80달러, B석 60달러, C석 40달러
문의 : 중앙일보 (213)365-1111, 라디오코리아 (213)487-1300, 티켓마스터 (213)480-3232

글: 미주중앙 이경민 기자
사진: 미주중앙 임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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