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株엔 'IPO(기업공개) 티켓' 이 날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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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달 들어 기업 공개(IPO)가 예정된 종목을 중심으로 장외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반면 삼성생명 등 금융주와 기업 공개 일정이 잡혀 있지 않은 종목은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등 장외시장에서 '양극화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장외 기업 주가정보 제공업체인 피스톡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 심사를 통과한 레인콤의 경우 주가가 이달 초 5만8천원에서 지난 17일 9만8천5백원으로 70% 상승한 것을 비롯해 이달 들어서만 공모 예정 기업의 주가가 평균 30% 이상 급등했다.

이처럼 공모 예정 기업의 장외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갈 곳 없는 시중자금이 공모시장으로 몰리면서 이들 기업이 공모 때 상당한 차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일 공모주 청약에서 2천9백8대1이란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디지털대성은 17일 첫 거래에서 공모가(4천8백원)의 두배가 넘는 1만7백5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피카소정보통신은 1천9백대1, 나노하이텍은 1천4백88대1의 높은 공모 경쟁률을 기록했다.

피스톡 임상현 팀장은 "장외시장은 지난달 중순 팬택앤큐리텔이 성공적으로 상장하고 최근 코스닥 등록심사를 청구하는 기업이 줄을 이으면서 거래량이 지난달보다 7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중순 상장 기대감으로 40만원대로 올라섰던 삼성생명의 주가는 이후 약세를 보이다 17일 정부가 생보사 상장을 유보하면서 28만7천5백원까지 떨어졌다.

이 외에도 삼성캐피탈.삼성카드 등 금융주와 아직 기업 공개 일정이 많이 남아 있는 기업의 경우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장외시장의 경우 공모가보다 다소 비싸게 주식을 사더라도 주가가 거래 첫날만 상한가까지 올라도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고, 배정물량이 제한된 공모주 청약에 비해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장외주식 중개 업무를 하고 있는 朴모씨는 "보호예수가 적용돼 정규시장에서 사고 팔 수 없는 우리사주 등을 팔겠다고 해놓고는 주식을 인도하지 않는 등 주식 거래와 관련된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믿을 수 있는 중개업체를 이용하거나 직접 실물을 건네받는 등의 안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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