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한류 발원지에서 중·일 가수 잇단 데뷔…스타의 꿈 띄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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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보아'를 꿈꾸며 한국에서 혹독한 트레이닝을 견뎌낸 중국인 소녀가 9일 데뷔한다. 한국에서 성공한 뒤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수가 되겠다는 포부다. 한국팬의 뜨거운 성원에 감동한 일본의 정상급 여가수도 9일 한국어로 부른 노래를 발표하며 한국진출을 선언한다. 한류(韓流)는 더 이상 일방적인 흐름이 아니다. 한류로 촉발된 문화 교류는 한.중.일 삼국 사이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그 중심에 한국이 있다.

일본 최고의 여성아이돌 그룹 '모닝구 무스메'의 전 멤버 고토 마키(21)가 한국무대에 데뷔한다. 9일 서울 나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쇼케이스를 통해서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맨얼굴 위에 흐르는 눈물', 'Please go on' 등 자신의 히트곡 두 곡을 한국어로 부른다. 베스트앨범도 이날 발매된다.

이날 1200개의 객석은 추첨을 통해 일찌감치 매진된 상태. 고토의 국내팬은 12만 명으로 추산된다. 1999년 8월 14세의 나이로 모닝구 무스메(3기)에 합류한 그는 2001년 3월 솔로로 데뷔, '사랑의 바보'를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려놓았다. 드라마.영화.뮤지컬.CF 등에서도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4일 전화인터뷰에서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송 페스티벌에서 팬들이 보여준 성원이 한국 진출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내에 여성팬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했다.

"팬들이 제 노래를 크게 따라 부르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일본팬보다 더 뜨겁게 응원해줬어요. 일본은 남자팬이 대다수인데, 한국팬은 남녀 수가 비슷한 것 같아요."

한류 덕분에 한국 대중음악에 친숙하다는 그는 한국 가요의 매력을 한마디로 "가코이이(멋있다)"라고 표현했다.

"한국 가요는 듣기 편한 자연스러움이 특징이에요. 영어가사도 잘 소화해서 랩은 본토 발음처럼 들려요. 멜로디.랩.뉘앙스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것 같아요." 그는 함께 듀엣을 하고 싶은 한국 가수로 동방신기를 꼽았다.

일본의 정상급 여가수로는 처음으로 한국에 진출한다는 의미에 대해 그는 적잖이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에 꼭 가고 싶다고 회사에 여러 번 얘기했고, 회사도 가능성을 보고 한국진출을 결정한 것 같아요. 솔직히 부담도 크고, 긴장도 돼요.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겠지만,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 방송활동이나 콘서트도 하고 싶어요."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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