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한국미술 알리고 서울 분관 이번엔 꼭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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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아시아 미술관장 회의에 참석하려 가 있던 중국 베이징에서 연임 소식을 들었습니다. 각국 관장들이 축하해줘서 더 기뻤어요. 3년 동안 재임하면서 이건 꼭 이뤄야겠구나 결심한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미술관의 시스템 바꾸기와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는 미술관 만들기입니다. 다시 미술관을 이끌게 됐으니 의욕이 솟네요."

김윤수(70.사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조직 정비와 세계적인 미술관 창조를 재임의 목표로 내걸었다. 두 번째 임기가 시작하는 6일 기자회견을 한 까닭도 첫날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라고 했다. 8명의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최고점을 받아 재선에 성공한 김 관장은 "책임운영기관 도입과 서울 분관 추진 등 내가 벌여놓은 일을 마무리하라는 선후배의 응원이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미술관은 학예연구실과 학예사가 중심이 돼 끌어가야 하는데도 그동안 관행처럼 행정직이 앞장을 선 감이 있어요. 견제보다는 보완과 보조 관계여야겠지요. 관장과 학예사 사이가 매끄럽지 못해 잡음이 일었던 것도 이런 조직 문제 탓이 큽니다. 학예사가 열심히 연구하고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을 단단히 다져놓겠습니다."

김 관장은 10월까지 현재 비어있는 학예연구실장과 함께 홍보마케팅 팀장을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술관 예산 확보를 위한 기금 마련과 미술관 후원회 발족 등 마케팅 쪽에 눈 돌리겠다는 것이다.

"외국에 나가보니 한국 미술을 너무 몰라요. 세계에 한국 미술 알리는 일을 우리 미술관이 주도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07년 베를린 '세계 문화의 집'에서 한국 현대미술전이 열리고 한.중 수교 15주년인 내년에 중국과 교류전을 공동주최합니다.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 미술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중남미 몇 개 나라에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기획도 진행 중이지요."

그는 "국민에게 친근함을 주는 미술관"을 바란다며 "노력, 또 노력했야겠지요"라고 다짐하듯 말했다. 서울대 미학과 강사 시절, 김지하 시인이 '대쪽같은 선비'라 부를 만큼 추앙받던 '학자 김윤수'는 이제 유능한 '관장 김윤수'로 몸바꾸기를 나선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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