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2」 철저한 지분 배당/민자 중간당직 인선 뒷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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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정파 안정세력 확보… 호남인사 배려/민주계 1부총장 갈팡질팡 파문 예상
27일 발표된 집권민자당 중간당직자 인선은 갈라먹기 원칙에 따라 합친 3당이 철저한 의석비율로 나눴다.
3당합당으로 인한 수요를 채우기 위한 당직을 세곱으로 늘려 갈라먹기 성격이 더욱 두드러졌다.
23명(공화비서실장 보류)이 발표된 이번 인사의 배분원칙은 민정 5ㆍ민주 3ㆍ공화 2. 이로써 민정계의 과반수선 확보를 인정하고 앞으로 하위당직에서도 이 원칙이 적용된다.
그 결과 민정계는 이날 발표된 23명중 ▲사무부총장 4명중 3,4부총장 2명 ▲정책조정실장 4명중 1,4실장 등 2명을 비롯,국책연구원장ㆍ재정위원장ㆍ정치교육원장ㆍ기조실장ㆍ민원실장 등 11자리를 차지했다.
민주계는 부총장(제1)ㆍ정책실장(제2)ㆍ최고위원보좌역 등 당연케이스 4자리외에 평화통일위원장ㆍ정세분석위원장ㆍ정책운영실장 등 7자리를,공화계는 당기위원장등 5자리를 각각 맡게 됐다.
세력분포에서 볼때 민정계는 대변인을 포함,12석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 발언권을 확보하게 됐고,내부적으로는 인선을 주도한 박준병총장과 박철언정무장관의 입김이 절대적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도선정치교육원장(4선)ㆍ나웅배국책연구원장(3선)을 제외한 전원이 초(10명)ㆍ재선(11명)의 소장의원들이어서 세대교체의 조짐도 보인다.
박총장은 이를 3계파간의 균형을 맞추느라 나타난 결과라고 해명하며서 다선의원들은 당무회의 구성때 배려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역간 안배도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인데 특히 호남출신케이스로는 이도선의원과 이상하의원(부대변인)이 그 경우다.
때문에 이긍규의원이 부대변인에서 빠졌는데 공화계의 옥만호당기위원장은 초선임에도 전남출신이라 덕을 보게 됐다.
○…민주계 몫인 민자당의 제1부총장을 둘러싸고 혼선을 거듭하던 상도동진영은 일찍이 김동주의원을 내정했었으나 당내외로부터의 반발을 받자 26일 밤 한때 경쟁자인 문정수의원으로 바꾸는 듯했다가 다시 김의원으로 확정.
이같은 「갈팡질팡」의 원인은 26일 김영삼최고위원이 김동영총무에게 건네준 명단 가운데 김의원이 1부총장에서 제외된 데서 비롯됐는데 김동주의원의 전력등을 놓고 상도동의 측근들및 민정계쪽의 비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
이에대해 김동영총무는 이날 밤 김최고위원에게 전화통화등을 통해 『일단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강력히 이의를 제기했고 만약 김의원이 배제될 경우 일어날지 모를 제2의 「잔류파동」등을 지적,원안을 관철시켰다는 후문.
이와관련,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김의원은 26일 저녁 김최고위원 주최 만찬에서 『청문회등을 통해 나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국민이 적지않다』고 만일의 경우에 대해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는 것.
한편 상도동측은 26일 만찬장에도 참석않는등 진로를 두고 「고민」이 많은 강삼재의원에 대해 본인의 사양을 무릅쓰고 정세분석위원장직을 맡겨 일단 흔들림을 진화.
○…이번 인사는 계파안배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됨으로써 인사불만등 후유증을 초래할 게 분명하며 계파간ㆍ계파내 갈등요인으로 작용할 게 확실시되는데 인선과정에서 개인적 흠결이 공공연히 적시돼 분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김동주제1부총장의 경우는 민주계내에서뿐 아니라 민정ㆍ공화측에서도 『함께 일하기 곤란하다』며 기피하고 있다. 또 정책제2조정실장에 임명된 신진수의원에 대해서는 『과연 그 자리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노골적으로 제기.
이 때문인지 박준병사무총장은 초선(전국구)인 강재섭의원이 기조실장에 기용된 것을 박철언정무장관휘하 월계수회의 「득세」로 파악하는 세간의 눈길을 의식한 듯 『기조실장자리는 정세분석위원장보다도 아랫서열』이라고 애써 평가절하.
제1정책조정실장으로 거의 확정됐던 나창주ㆍ이긍규의원 등은 박철언계 독주라는 지적때문에 교체.〈김현일ㆍ김용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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