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노후준비 거의 못했는데 11년 뒤면 정년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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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그런데 주변에서 '명퇴다' '고령화사회다' 란 얘기를 들으니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 박모(47)씨는 서울에서 부인,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그동안엔 집 장만과 자녀 교육에만 신경을 써왔다. 대부분 이럴 경우 수입보다 지출이 많고 소비 수준은 높아져 있기 마련이다. 생활비가 남으면 저축을 하고, 아니면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다가, 목돈이 생기면 갚는 생활을 계속한다. 은퇴까지 11년이 남아 있는 만큼, 그동안 구체적인 재무목표를 세워 착실히 준비해야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다.

#아껴 써라. 남는 돈으론 노후를 준비하라.

월급쟁이가 할 수 있는 가장 손쉽고 좋은 재테크는 아껴 쓰고 남는 돈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우선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 박씨는 현재 생활비.교육비.관리비.교통비 등으로 수입의 80%를 쓰고 있다. 60% 수준까지 줄이도록 한다. 그리고 그 돈으로 투자를 한다.

박씨의 재무목표는 자녀교육 자금과 노후자금 마련이다. 정년까지 회사에 다닌다면, 회사에서 자녀 학자금을 지원해 주는 만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그러나 만일을 대비해 자녀교육 자금 명목으로 목돈을 마련해 두자. 현재 납입하고 있는 적립식 펀드 30만원과 적금 20만원을 활용하도록 한다.

노후자금은 새로 준비해야 한다. 퇴직금만 가지고는 은퇴 후 생활이 어렵다. 58세에 은퇴해 85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매달 100만원의 생활비를 쓰려면 은퇴 시점에 3억5000만원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11년간 매달 160만원(투자수익률 7% 가정)씩 적립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이다.

생활비.교육비 등을 절약한 55만원으로 소득공제와 비과세가 가능한 장기주택마련저축(신탁)이나 연금신탁에 가입하도록 하자. 앞으로 자녀 사교육비가 줄어들면 적립식 펀드 등에 추가로 납입해 노후자금을 모아 간다.

#토지는 팔아 현금 확보하라.

박씨는 소득에 비해 유동성 자산이 매우 부족하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32평형 아파트 한 채와 중부권의 토지(전답)를 합친 금액이 4억5000만원인 데 비해 현금자산은 5000만원에 그친다. 게다가 주택담보대출 8000만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유동자산은 아예 없는 셈이다.

전체 가계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전부이기 때문에 일단 부동산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어떤 경우라도 과해서 좋을 것은 없다. 부동산 자산은 안정성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지고, 정책의 직접적 규제 대상이 된다. 만약의 경우에도 자산을 적절히 관리하기 힘들다. 일단 당장 필요가 없는 토지를 팔아 현금을 확보하도록 한다.

부인과 10대의 아들.딸과 함께 사는 박씨로서는 자녀들이 커가면서 집을 넓히고 싶겠다. 그러나 당분간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계속 사는 게 좋겠다. 앞으로도 과거처럼 부동산으로 재미를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씨는 이미 담보대출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무리를 해서라도 옮겼다간 이자비용에 허덕일 수 있다. 유행에 편승해 집을 확장, 교체해 나가기보다는 내실을 기해 실질적인 자산을 늘려가는 게 더 낫겠다.

#최소한의 보험 가입은 필수

박씨 가정은 전체 지출 중 보험료가 차지하는 부분이 5%에도 못 미친다. 자녀와 부인(암보험)만 가입했기 때문이다. 가장인 박씨는 직장에 가입된 단체상해보험 외에는 단 한 개의 보험도 들고 있지 않다.

가장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를 대비해 최소한의 준비도 마련해 놓지 않은 셈이다. 은퇴까지 11년간 박씨는 가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박씨의 나이는 암.성인병 등 갑작스러운 질병 위험에 노출돼 있는 시기다.

따라서 앞으로 10년 정도를 위해 정기보험에 가입하도록 하자. 종신보험으로 준비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게 되므로 책임기간까지만 보장이 되는 정기보험이 유리하다. 60세까지 1억원의 사망보험금을 보장받는데 현재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면 월 8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

또 건강보험도 한 개쯤 가입하도록 한다. 환급형이 아닌 보장형으로 가입하면 비용이 적게 든다. 보장 범위에 따라 금액의 차이는 있지만 80세까지 보장받는 부부형 보통 수준으로 가입하면, 월 13만원 정도면 가능하다. 자녀보험은 환급형으로 가입해 보험료가 다소 많이 들어가지만 만기가 가까워지므로 만기 때 다시 검토해 재가입하도록 하자.

정리=고란 기자

◆이번 주 자문단=김대환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본부장, 김은미 한화증권 콘체른 PB센터 부지점장, 권남원 웰리치 F&I 대표이사, 박상준 리얼티랩 소장(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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