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임상 수준 일본 못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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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국의 임상시험 시설과 인력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그리 뒤지지 않습니다. 저희 회사도 한국에서의 임상시험 범위를 넓힐 것을 적극 검토 중입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 2위의 다국적 제약사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로날드 크롤(49.사진) 신약개발담당 수석 부사장은 5일 기자와 만나 한국에서도 1상 시험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서울대 병원과 임상연구센터를 잠시 둘러봤는데, 시설.인력 면에서 일본에 못지 않았고 중국보다는 월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3~6일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제약의학회 모임 참석차 처음 방한했다.

신약 개발은 새로운 화합물이 발견되면 ▶동물을 이용해 독성을 검사하는 전 임상시험▶극소수 환자 대상의 임상 1상과 ▶환자 수를 좀 더 늘린 임상 2상▶마지막으로 대규모 환자집단을 모집해 세밀하게 부작용을 테스트하는 임상 3상 시험을 거쳐 출시된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임상시험을 3상 위주로 해왔다. 1상과 2상은 결과 해석 과정이 매우 까다로와 임상 수준을 인정받은 선진국에서 주로 행해졌다.

크롤 부사장은 "GSK가 올해 한국에서 진행중인 임상시험은 42건으로 4년 전의 네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한국에서 치러진 임상시험에 38억4000만원(33건)을 투자했고, 올해 투자액은 65억50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내년 투자계획 또한 110억원으로 두 배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그는 "올해 한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 가운데 10건이 2상 시험"이라며 "세 건의 신약물질에 대해 1상 시험을 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GSK는 연구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임상시험 결과를 인터넷에 올린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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