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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이냐 중립화냐 이견 팽팽/「통독」싸고 동서독 “줄다리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동독 총선 끝나면 급속 추진 서독/통화 단일화 임박 소문 일축 동독
【본 AFPㆍAPㆍ로이터=연합】 콜 서독 총리는 15일 오는 3월18일 실시될 동독 자유선거 후 독일통일은 급속히 추진될 것이며 지금의 동독영토에는 어떠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군도 주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동독은 서독의 「합병」에는 반대,중립화 독일을 지지한다는 종래의 입장을 재천명함으로써 양측간 견해차가 두드러지고 있다.
콜 총리는 이날 연방의회에 출석,지난주말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및 모트로프 동독 총리와의 정상회담 결과를 각각 설명하는 가운데 다음달 동독의 자유총선후 통독을 향한 움직임이 급속히 추진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국토분단 이래 지금처럼 통일 실현에 접근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겐셔 외무장관이 지난주 마련한 「통일독일이 나토 회원국으로 잔류할 것이나 나토군대가 현재의 동독 지역에는 배치되지 않을 것」이라는 타협안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면서 통일독일이 비무장 중립국이 되어야 한다는 견해는 「낡은 생각」이러고 일축,『나는 소련의 안보 이익은 존중돼야 하지만 통일 독일이 비무장 중립국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확신를 표명해왔다』고 말했다.
콜 총리는 또 동독의 경제력은 서독의 중간규모 1개주의 경제력과 비슷한 것이라고 지적,자신이 제의한 동독과의 통화 단일화 제안은 서독의 탁월한 경제 상황 때문에 서독이 시도할 수 있는 도전이라고 말하고,통일이 되더라도 동독인들이 실직하거나 저축액이 줄어드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프강 마이어 동독 정부 대변인은 이틀간의 동서독 총리회담 결과를 브리핑하는 기자회견에서 양독이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 문제는 통일독일의 중립성 및 폴란드와의 국경문제라고 말했다.
마이어 대변인은 서독과의 통화 단일화가 임박했다는 소문을 일축하면서 이같은 점을 시사하는 사람은 『여론을 속이고 있는것』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서독은 통일을 촉진하기 위해 동독의 정치ㆍ경제적 상황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통일에 대한 콜의 입장과 관련,동독의 자결권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통일이 합병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마이어 대변인은 또 양독 총리회담에서 모트로프 총리가 서독측에 1백억∼1백50억마르크(60억∼90억달러)에 달하는 긴급 원조를 요청했으나,이같은 요청에 관해서는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고 말하면서 통일문제와 관련,동독은 「냉정한 태도와 합리적 방식」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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