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먹튀'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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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코스닥 상장 기업의 대주주가 우회상장 1년 만에 차익 실현에 나서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주인공은 팬텀의 전 최대주주인 이주형씨. 팬텀은 지난해 초 500원에 못 미치던 주가가 2만원 넘게 치솟으며 '대박' 신화를 연출, 엔터테인먼트 우회상장 열풍의 도화선이 됐던 기업이다. 김제동.임창정.신은경.장진영 등이 소속돼 있다.

이씨는 회사 주식 60만주(3.3%, 16억원 상당)를 지난달 24일 장내 처분했다고 1일 공시했다. 시장에 물량이 쏟아지면서 처분 당일 주가는 13.48% 급락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씨는 이를 포함해 7월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9차례에 걸쳐 전체 발행 주식의 14%가 넘는 258만주(76억원 상당)를 시장에서 팔아치웠다. 이 때문에 7월 초 5000원을 웃돌던 주가는 지난달 말 2000원대로 추락했다. 이씨는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상당한 차익을 챙겼다. 이씨가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은 유상증자 등 세 차례에 걸쳐 총 64억원. 투자금을 회수하고도 12억원이 남는다. 이씨가 보유한 주식이 149만주(8.2%)에 달해 이씨가 챙겨갈 투자차익은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용품 업체였던 팬텀은 지난해 이씨의 음반회사인 이가엔터테인먼트와 비디오.DVD 유통업체인 우성엔터테인먼트가 동시에 우회상장을 한 뒤 양측이 공동으로 경영을 맡아왔다. 그러나 최근 경영 부진 속에 대표이사가 교체되면서 결별, 이씨는 곧바로 주식 처분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우회상장이 머니 게임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가가 급등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란 기자

*** 바로잡습니다

9월 4일자 E6면 '팬텀 먹튀 논란' 기사와 관련, 이 회사의 전 최대주주인 이주형씨는 "회사 주식 60만 주를 처분한 날은 24일이 아니라 22일이고, 본인은 경영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씨는 또 "처분한 주식의 평가액이 76억원이지만, 이익은 한 푼도 남기지 못했다"며 "회사에 유상증자 등으로 투자한 비용이 64억원이고 이 밖에 세금 및 이자 등으로 실제로는 8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먹튀'라면 주가가 거의 바닥일 때 주식을 처분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본지는 수차례 이씨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기사 작성일이 일요일이라 이씨와 연락을 취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이씨의 반론을 싣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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