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김정일 위원장 초청"..北 선택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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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흔들리고 있는 북.중 관계를 개선하고 북측의 '추가적 도발'을 방지하기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訪中)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이번 주초 평양에 부임하는 류샤오밍(劉曉明) 신임 북한대사를 통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공식 초청 의사를 북측에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중국과 서울의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이에 대한 자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안 찬성 등으로 북중관계에 균열이 생기자 지난달 말 내부 격론을 벌인 끝에 소원해진 북한과의 관계 복원에 적극 나서기로 결정했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지도부는 북중간 관계복원을 위해서는 양국 정상간 대면회담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김 위원장의 방중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일부 언론에서 거론한 장성택 북한 노동당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이나 박재경 인민군 대장의 방중문제도 북중 수뇌부의 최근 동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중국 수뇌부가 초청한 대상은 김 위원장"이라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의 지난달 말 내부 토론에서 일부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과 맞물려 상황이 다시 악화될 경우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다시 한번 설득해보자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관계에 정통한 중국 현지 외교소식통은 "이번 주 평양에 부임할 예정인 류샤오밍 신임 북한주재 중국대사가 김 위원장에게 신임장을 제정하는 자리에서 후 주석의 초청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과 관련된 정보를 여러 경로를 통해 입수하고 있으며 방중 성사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 주석의 초청에 응할 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지만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의 적극적인 외교 노력을 계속 외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특히 중국과 서울의 외교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 주석의 초청마저 거절했을 경우 북중관계가 복원이 힘들 만큼 험악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그의 중국행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소식통은 "다만 미사일 발사 이후 강경 일변도로 나가고 있는 북한 내부의 기류를 감안할 때 미국의 최소한의 '변화'를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방중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으로 (북한이)여길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이 북한에 대한 원조액을 늘리는 등 '선물'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중국의 초청을 받아들인다면 방중 시기는 이르면 북한의 정권 창건 기념일(9일)이 있는 이번 주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늦어도 9.19공동성명 1주년이 되는 19일까지는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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