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선염 어린이 밤잠 설치게 한다 |영 옥스퍼드의대 조사 "학습능력 떨어지고 불안증 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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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목구멍 입구에 있는 편도선은 평소에 면역기능을 담당하지만 세균의 침입을 받으면 부어올라 호흡곤란등 고통을 주는 기관으로 변한다.
의학자들은 어린이의 경우 자주 부어오르는 만성편도선염을 그대로 방치하면 수면장애·학습능력 저하등을 가져오고 심장병등 합병증을 초래할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영국옥스퍼드의대 이비인후과 연구실이 편도선이 자주 부어오르는 어린이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어린이의 65%에서 ▲수면장애 ▲무기력증 ▲불안증 ▲학습능력저하 ▲공격성등 심각한 장애가 발견됐다는 것.
또 어린이환자 61명을 대상으로 편도선제거수술을 하고 관찰한 결과 모두에게서 수면장애·불안증등 장애 증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연구실은 『연쇄상구균등 세균의 침입으로 편도선이 비대해지면 호흡곤란과 고통이 계속돼 밤에 제대로 잠을 잘수 없다』고 말하고 『이에따라 수면부족으로 낮에 졸거나 불안증·공격성등이 나타나게 마련』이라고 밝혔다.
연구실은 또 『어린이들은 편도선이 상습적으로 부어올라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며 『코를 골거나 잠자는 자세가 이상하면 편도선이 부어오르지 않았나 세심히 살펴보라』고 부모들에게 당부했다.
서울대 김광현교수(이비인후과)는 『어린이들의 경우 편도선비대를 계속 방치해두면 심장명·관절염·신장병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히고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편도선이 커져 호흡통로를 압박함으로써 잠자다 죽는 어린이도 발견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50∼60년대까지만 해도 편도선은 감기만 유발시키는 쓸모없는 인체기관으로 판단, 건강한 사람도 떼어 버리는 풍조가 있었으나 그후 편도선의 면역기능이 밝혀지면서 되도록 절제하지 않는 쪽으로 바뀌었다.
김교수는『건강한 사람이 편도선을 절제할 이유는없다』고 밝히고 『그러나 약물로 치료해도 계속 재발되는 편도선염환자,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절제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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