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씨 제자도 논문조작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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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대 수의대 양일석 학장은 31일 "황우석 전 교수 연구팀에 소속됐던 연구원들의 석.박사학위 논문 9편에서 사진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논문들은 모두 황 전 교수(파면)나 강성근 전 교수(해임), 이병천 교수(정직 상태)가 지도교수를 맡았다. 양 학장은 "조사 대상 논문 중 일부는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대학 본부와 협의해 처리 수위와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의대의 학위 논문 재검토는 황 전 교수 논문조작 의혹을 제기했던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사이트의 조작 의혹 주장에 따른 것이다. BRIC는 지난달 중순 "소.호랑이.돼지 복제 등에 참여한 황 전 교수팀 연구원 9명의 논문에 사진.데이터 조작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수의대는 자체 조사를 통해 일부 논문에서 초음파 사진, 동물 난자 사진, 체세포 핵이식 사진 등이 중복 게재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의대 관계자는 "한 논문에 실린 사진을 좌우 변환, 확대.축소 등의 방법으로 조금씩 변형해 다른 논문에 재수록한 혐의가 있다"며 "돼지 복제 논문과 호랑이 복제 논문에 실린 복제 태아 초음파 사진이 똑같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양 학장은 "논문 저자들과 지도교수를 상대로 한 조사를 끝낸 상태"라며 "학위 취소 등 최악의 결론이 내려질 수도 있는 사안이라 조작의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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