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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희생 2명에 명예졸업장 |졸업앨범엔 추모특집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87년 6월항쟁의 연세대 이한열군과 80년 광주항쟁의 서강대 김의기군등 80년대 민주화운동의 열기속에서 희생당한 대학생 2명이 금년 졸업식에서 명예졸업장을 받게 됐다.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사망한 학생에게 졸업장을 주는 것은 우리나라 대학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연세대는 1일 박영식총장주재로 교무위원회를 열고 26일 열리는 90년도 졸업식에서 이군에게 명예경영학 학사학위를 주기로 결정했다.
이한열군(당시20세)은 경영학과 2년재학중이던 87년6월9일 교문앞시위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졌다.
연세대총학생회와 이한열 추모사업회(사무국장 우상호 전연세대학생회장)는 1월초 학교측에 공문을 보내 『이군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학교와 학생회는 아울러 졸업앨범 중에 두페이지를 이군사진·추모사등으로 추모특집을 꾸몄다.
서강대 무역과 4년이었던 김의기군(당시22세)은 80년5월17일부터 광주항쟁을 겪은 후 상경, 5월30일 서울종로5가 기독교회관6층 EYC사무실에서 광주사태의 실상을 폭로하는 유인물을 만들던 중 수사관이 들이닥쳐 발생한 「위급상황」의 와중에서 창문밖으로 떨어져 숨졌다.
살벌했던 사회분위기 속에서 그의 죽음은 조용히 묻혀졌다.
운동권졸업생들로 구성된 서강대민주동우회와 학생회는 그동안 그에 대한 명예졸업장수여를 수차례 추진했으나 학교측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금년 1월중순 박홍총장에게 청원, 19일 졸업식에서 수여키로 합의했다.
서강대학생회도 졸업앨범 속에 김군 추모특집을 만들어 『그는 유네스코학생회·농촌봉사활동을 하면서 항상 「왜 노동자와 농빈은 가난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사회모순에 정면으로 도전하려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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