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자원개발의 기반 다진다 |세종과학기지 남극진출 2돌…중간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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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구상에서 다섯 번째로 큰 백색의 제7대륙 남극에 한국의 세종과학기지가 준공된 것은 지난 88년2월17일. 한국팀의 남극진출 2년을 중간 점검해 본다.
세종기지가 위치한 곳은 남미대륙과 가장 가까운 남극대륙의 최북단 남셰틀랜드군도에서 제일 큰섬인 킹조지섬(면적1천3백40평방km)으로 남미끝에서 1천2백km 떨어져 있으며 서울까지의 직선거리는 약1만7천km.
남극은 미개척 자원보고중의 하나로 대륙자체와 주변해역 및 대륙붕에 석유·천연가스·철광석·구리등 막대한 양의 천연자원과 크롤새우등 수산자원이 풍부하다. 또 기상학·생물학·지구물리학등 기초과학분야의 거대한 실험장이란 점에서 각국이 다투어 기지를 건설, 진출하고 있다.
현재 남극에는 모두 19개국의 64개 기지가 설치돼 있다. 킹조지섬에는 53년에 진출한 아르헨티나를 비롯, 소련·폴란드·칠레·브라질·중국·우루과이, 그리고 지난해 기지를 설치한 페루등 9개국의 9개기지가 운영되고 있으며 에콰도르가 건설중에 있다.
해양연구소 박병권소장은 『풍부한 미래자원에 대한 국가적 차원에서의 접근, 극지개발계획에 참여할 수있는 기반을 다지고 각종 자원조사 및 극지와 관련된 기초·응용과학기술 발전기여에 남극기지운영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1차 동계대 13명·하계대 9명, 2차 동계대 14명·하계대 14명등 50명이 연구팀 또는 지원요원으로 다녀왔으며 3차 동계대 14명이 금년초에 서울을 출발, 1년간의 활동에 들어갔다.
연구팀은 지난 2년간기지주변 환경조사·고층대기물리연구·지질조사·유빙연구·바닥밑 생물연구등 20여건의 연구를 수행했다.
2차 동계대장으로 최근 귀국한 김례동박사(36·해양연구소 극지연구실)는 지난해에 특히 남극기지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고해상력을 가진 FPI(간섭계)를 설치, 2백∼2백50km상공의 고층대기에 관한 데이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을 큰 성과로 꼽았다.
김박사는 『첫해에는 바람의 이동방향·온도등이 주관측 대상으로 지금까지 이론적으로 계산된 값보다 훨씬 높은 온도분포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팀을 비롯, 킹조지섬 진출팀의 연구성과는 엄청난 투자비에 비해서는 극히 미미한 실정으로 기지 유지차원에서의 초보적인 연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까지 세종기지에 투입된 돈은 85억원이었으며 금년에는 10억원이 계상돼 있다.
남극연구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남극 본대륙까지 연구대상지역이 넒어져야 하며 이를 위한 제2기지건설, 조사선박·쇄빙선·경비행기등 장비보강도 뒤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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