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재·권기문씨 같은 아파트 단지 살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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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재(48) 전 청와대 행정관이 노무현 대통령의 처남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부산 지역 금융계 등에 따르면 권씨는 노 대통령의 처남인 권기문(52)씨와 부산에서 만나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기문씨는 노 대통령 취임 이후 3년 반 만에 우리은행 부산 범천동지점장에서 우리금융지주 사회공헌활동추진 사무국장(상무)으로 고속 승진해 관심을 모았었다.

고향(경남 마산시 진전면 오서리)과 이름자 항렬이 같은 두 권씨는 1999년부터 부산시 수영구 N아파트 단지에 함께 살면서 친분을 쌓았다는 것이다. 또 마산시 진전면 오서리에 있는 노 대통령 장인 묘소를 권 전 행정관의 먼 친척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부산 지역 세무서에서만 27년간 근무하다 2004년 3월 6급 신분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된 권기재씨의 전격 발탁 '배경'을 놓고 갖가지 소문이 나돌고 있다.

당시 같은 세무서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권씨는 실력이 뛰어나 발탁된 것으로 보이지만 6급 직원이 청와대 행정관으로 전출된 전례가 없어 뭔가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전 행정관은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 모구청장 출마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권기문씨는 우리은행을 통해 "2003년 매형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권씨가 집으로 인사하러 와 알게 됐지만 그 직후 서울로 근무지가 바뀐 뒤 미국으로 갔기 때문에 서로 교류는 없었다"며 "10년 친분설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두 사람은 2003년 부산 지역 안동 권씨 종친회에서 만나 알게 됐으며 이 모임에서 두세 차례 만난 게 전부"라며 "대통령 장인의 묘소는 마산시 진전면 안동 권씨 종친회장이 관리하고 있으며, 권기재씨와의 친척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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