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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대' 출범…제도권 밖서 영향력 행사 '고건식 정치 행보' 본격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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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고건 전 총리가 주축이 된 '희망연대' 출범식이 28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출범식에서 공동대표로 선출된 인사들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 왼쪽부터 김수규 전 서울YMCA 회장, 이영란 숙명여대 교수, 고 전 총리, 이종훈 전 경실련 대표, 양현수 충남대 총장. 조용철 기자

고건 전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희망한국 국민연대(희망연대)'가 28일 출범했다. 희망연대는 정치 모임이라기보다 시민운동 조직에 가깝다.

고 전 총리도 이날 희망연대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정치 결사체나 새 정당의 모태와는 거리가 멀다"며 "(정치활동은) 현실정치의 장에서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이날 행사에 집중됐다. 공식적인 행보에 신중했던 그가 시민운동 조직을 통해 본격 활동을 시작한 데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게다가 희망연대는 전국적 네트워크를 가진 전국조직이다. 주변에선 "제도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면서도 현실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고건 식 정치 행보가 가속화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창립총회엔 '고건 사람들'이 면면을 드러냈다. 김수규 전 서울YMCA 회장, 양현수 충남대 총장, 이영란 숙명여대 교수, 이종훈 전 경실련 대표가 고 전 총리와 함께 공동대표로 확정됐다.

106명의 발기인에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이의익 전 대구시장, 고장권 전 제주대 총장, 권동일 서울대 교수, 박연철 전 민변 부회장, 정희자 전 여성벤처협회장, 김동흔 정치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장용철 '윤이상 평화재단' 사무처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연극인 박정자씨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재엽씨(유도), 탤런트 강석우씨도 포함됐다. 순수 국민운동에 주력한다는 방침에 따라 정치인은 배제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정치가 고장 났다"며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철 지난 이념에 사로잡혀 나라 살림을 시행착오 실험장으로 만들거나 정치적 반사이익을 줍는 데 급급해 왔다"고 힐난했다. 희망연대의 활동은 당분간 민생 현장 방문과 한국의 미래 비전 연구 등에 집중될 계획이다.

다음은 기자들과 일문일답.

-향후 고 전 총리의 정치활동과 희망연대는 어떤 관계가 있나.

"희망연대는 국민 여론을 수렴해 정치권에 대안을 제시하는 국민운동이다. 정치 결사체나 새 정당의 모태와는 거리가 멀다. 현실정치엔 기존 정당도 있고 정파를 떠난 정치도 있다. (정치는) 현실정치의 장에서 중도실용개혁 세력의 연대 통합을 위해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새로운 정치를 펼쳐 가겠다."

-중도실용개혁 세력의 연대는 진척되고 있나.

"생각을 같이하는 정치인들과 비공개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최근 들어 연대나 통합을 주장하는 정치인이나 학자들이 중도실용개혁이라는 내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바다이야기' 파문을 어떻게 보나.

"국정 시스템의 고장이다. 정책 실패를 넘어선 정부의 실패다. 정부가 민생을 보살필 생각이 있었다면 동네 뒷골목까지 성인오락장이 들어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채병건 기자 <mfemc@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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