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바다이야기 게임장 간판을 경찰과 구청 합동단속반이 철거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 이름만 살짝 바꿔 영업=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성인오락실. 최근까지 바다이야기 간판을 달고 영업하던 이 업소는 상호를 바꾸고 간판의 바다 그림 부분은 검은 천으로 가려 놨다. 23일부터 업소 이름을 바꿔 운영하고 있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벽에 '바다이야기 Sea Story'라는 로고가 그대로 남아 있다. 종업원들도 '바다이야기'라고 쓰여 있는 명찰을 달고 일한다. 역삼동의 한 업소는 최근 이름을 '바다 속 고래이야기'로 바꿨다. 이 업소는 24일부터 3일 정도만 휴업한 뒤 다시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인근의 '후크 선장 이야기' 등 강남대로에서 논현역에 이르는 거리에 있는 10여 개의 성인오락실 정도만 영업을 접은 상황이다.
◆ 움직이는 환전소까지 등장=강서구 화곡동의 한 성인오락실은 영업을 중단하고 불을 끈 채 10여 명의 종업원이 오락 기기를 점검하고 있었다. 예시 기능과 연타 기능을 입력시켰던 기계를 경찰 단속에 대비해 원상 복구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일대에는 경찰이 하루에 세 번씩이나 단속을 나와 낮에는 영업을 거의 중단했다. 단속이 철저해지면서 움직이는 환전소까지 등장했다. 화곡동의 한 업소는 작은 트럭에 나무 박스를 설치해 놓고 그 안에서 상품권을 현금으로 교환해 주고 있다. 한 종업원은 "단속이 들어왔을 때 업소와 환전소가 관련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각종 편법 운영에 대한 단속을 집중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릴게임 오락실이 문을 닫으면서 다른 종류의 게임장으로 이용객이 몰리는 현상도 있다. 바다이야기를 변형한 릴게임장 옆에서 실내경마장을 운영하는 한모(48)씨는 "최근 들어 손님이 20% 정도 늘었다"고 전했다. 노원구의 바다이야기 게임장도 평소보다 수익이 두 배 정도 늘었다.
김호정.권호 기자<wisehj@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