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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름으로' 50억대 땅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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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인제대에서 열린 발전기금 협약서 조인식. 왼쪽부터 장성덕·성복씨 형제, 인제대 백낙환 이사장, 백수경 재단본부장. 송봉근 기자

고 장원규 회장

50대 쌍둥이 형제가 유산으로 받은 5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아버지 이름으로 대학에 쾌척했다.

해운업체인 장원해운(부산시 중앙동)을 경영하는 장성복.성덕(57)씨 형제는 24일 인제대에서 백낙환 이사장과 대학발전기금 기부 협약을 맺었다. 쌍둥이 형인 성복씨는 장원해운 대표이사 사장, 동생인 성덕씨는 이사를 맡고 있다. 이들 형제가 인제대에 기부하는 부동산은 부산시 사상구 덕포동에 있는 시가 50억원 상당의 땅 700평. 이 땅은 올 6월 84세로 타계한 고 장원규 장원해운 회장이 남긴 것이다. 장씨 형제는 최근 유산을 정리하면서 이 땅이 아버지 단독 소유로 등기된 것을 확인,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협약서의 기부자는 '장원규'로 작성됐다.

장 사장은 "아버지가 별도로 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생전에 인제대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셨다"며 "아버지 이름으로 기부하는 것이 자식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 모두가 기부에 흔쾌히 동의했다"며 "아버지는 평소 지역 발전에 공헌할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하셨다"고 덧붙였다.

백낙환 이사장은 "고 장 회장은 평소 지역 대학의 발전과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며 "기부자의 뜻이 빛나도록 장학 사업과 연구 사업에 기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고 장 회장은 1997년 인제대에서 명예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으면서 인제대와 인연을 맺었다. 인제대는 50년간 해운업과 선박용품 공급업을 해온 장 회장이 해운산업 발전과 지역사회에 공헌해 온 공로를 인정해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학위를 받은 뒤 장 회장은 '어짊과 덕으로 세상을 구한다'는 인제대의 교육 이념에 공감해 1억5500만원의 장학금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인제대가 추진해온 환경보호운동과 해외입양인 모국체험 프로그램, 통일교육 사업 등에도 적극 지원했다. 장 회장은 갱생보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청소년 선도에 앞장섰고 소년소녀가장 돕기와 어려운 이웃 돕기 등을 통해 기업이윤 사회 환원을 실천했다.

강진권 기자<jkkang@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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