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 살려 스트레스 해소를"|의사들이 추천하는 건강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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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새해에는 건강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30년이상 환자진료와 의학연구에 몸담아 온 의학계의 권위자 5명으로부터 그들이 추천하는 건강법을 들어본다.

<정상체중 지켜야>
◇한용철박사(서울대병원장)=허리띠의 길이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특히 중년층에 권하고 싶다.
비만은 고혈압·당뇨·심장병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수명을 단축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허리길이 1인치를 줄이면 1년 더 살 수 있다」라든가, 정상 체중을 30%초과한 비만자의 사망률이 정상체중자보다 25∼35% 더 높다는 조사·통계에 유념할 필요가 있겠다.
최근 경제기획원 사회지표에 따르면 국민중 70%는 운동등의 건강유지방법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문제라고 본다.
기구나 비용이 필요한 운동은 못한다손 치더라도 산책·걷기·계단 오르내리기(매일 5층정도)라도 열심히 해보자.
식사량은 포만감을 느낄 정도를 1백으로 할때 약80% 먹는 것(8할식사법)이 좋겠다. 채식을 즐기되 단백질이 풍부한 육식까지 고루 섭취해야할 것이다.
담배는 폐에서 방광까지 온몸에 해로우므로 끊는 게 좋겠다.

<대범하게 살아라>
◇이유복박사(연세대 의대 학장)=사회·가정 생활에서 작은 일에도 속상해하고 얽매이는데서 벗어나 대범하게 사는 마음 가짐을 갖자.
정신적인 안정은 건강·장수의 가장 좋은 비결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또 최근 영양제다, 보신제다해서 그것만 먹으면 무슨 굉장한 효과를 당장 볼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이는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다.
건강보조식품같은 것을 과신하지 말고 음식물을 고루 섭취하는 식생활습관을 가져보기를 간곡히 권하고 싶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들의 경우 식탁 위의 음식에 젓가락이 골고루 가도록 부모들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건강법에는 왕도가 없을지 모르겠으나 기본적인 수칙은 있을 것이다.
모두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치기 일쑤이지만 ▲규칙적인 생활 ▲적당한 운동과 수면 ▲술과 담배의 절제와 같은 기초척인 건강법을 거듭 추천하고 싶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아침운동 꼭 하길>
◇구병삼박사(고려대 혜화병원장)=삶을 「먹고 호흡하는 것」으로 단순화해 보자. 그러면 섭생과 호흡의 중요성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새해를 맞아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식을, 외식보다는 가정에서 주부들이 정성껏 만든 음식을 되도록 즐기도록 권한다.
특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해에 찌든 신체의 노폐물을 걸러내 보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보를 하거나 가버운 등산·운동도 하고 약수터도 찾아보길 바라고 싶다. 산을 오를 때는 약간 힘들지만 내려올 때의 상쾌감은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 정신건강에도 좋다는게 내 생각이다.
사우나탕에 가서 몸을 푼다든가 하는 것도 의미는 있겠으나 「가공적인 운동」 같은 것보다는 뜰에 나가서 삽질이라도 하는 자연스런 운동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40대후반이 되면 시력감퇴와 함께 뼈가 약해지고 여성들은 폐경기를 맞는데 운동은 칼슘이 빠져나가 생기는골조송증도 예방하므로 꼭 권하고 싶다.

<오색야채 섭취를>
◇김동집박사(가톨릭의대 성모병원장)=무엇보다도 올해엔 각자에 맞는 스트레스의 해소법을 최소한 1개정도 개발, 실천했으면 한다. 스트레스가「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음은 이미 널리 인식돼 있다.
음악감상 같은 특정방법이 권장되는 수도 있으나 구태여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할 필요가 없고 나름대로 좋아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등으로 생활리듬까지 깨뜨리는 역효과를 내면 곤란하므로 취미생활로 삼을 만한 것을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택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오색야채」를 골고루 섭취하기를 권한다. 물른 여기서 「오」는 많음(다)을 뜻한다. 당근·시금치등 채소류는 암과 성인병 예방에 좋은 것으로 각종 연구에서 나타나고 있다. 해초류도 몸에 좋으므로 즐겨 먹는 것이 좋다.
또 과음·과식습관을 버리고 될 수 있으면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도록 힘쓰자. 일에 아무리 쫓기더라도 40대 이후는 정기적으로 질병을 체크할 수 있는 검진을 받도록 권한다.

<내경건강법 실천>
◇유기원박사(경희대 한방병원장)=항상 웃으면서 살도록 노력해야 겠다. 울고 찡그리고 화내면 인체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기가 1백% 가동되지 않아 소화액의 분비에 이상이 생기는등 모든 내장이 제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 긍정적·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부단히 움직여야 한다. 음식은 채식70%, 육식 30%의 비율로 골고루 먹자.
또 잠은 짧게 자더라도 푹 잘수 있도록 생활하고 가벼운 자각증세를 느끼더라도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 즉시 의료기관을 찾도록 권하고 싶다.
이와 함께 옛날부터 1백세 장수법으로 내려온 내경의 건강법을 곰곰되 씹어 실천해 보도록 추천한다.
즉 음양의 법칙을 잘 알고(법어음양) 자기의 분수를 잘 알아 지키고(화어술수) 먹고 마시는데 절도가 있고(식음유절) 생활환경을 적당히 하고(기거유상) 지나치거나 욕심내지 않도록 힘쓴다(부망작노)는 것. 평범하면서도 깊은 뜻이 숨어 있는 건강법이라 하겠다. <정리=김영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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