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따낸 회사 주가도 한때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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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 경품용 상품권 발행 회사로 지정되면 해당 회사의 주가가 크게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오락실 경품용 상품권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발행 회사 지정에 전력투구했다는 후문이다.

문화관광부는 2005년 7월부터 경품용 상품권 발행 제도를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가능한 지정 제도로 바꿨다. 현재까지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된 곳은 19개 회사며 이 중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회사는 인터파크.세이브존I&C.다음커머스 등 3개 회사다.

이들 회사는 오락실 경품용 상품권을 발행한 뒤부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다가 당국의 단속이 강화된 올해 중순부터 주가가 내렸다.

지난해 8월 1일 경품용 상품권 발행사로 지정된 인터파크의 당시 주가는 4200원이었다. 지정 직후부터 주가가 뛰기 시작해 올 1월 16일에는 1만4250원으로 1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5년 실적이 경품용 상품권 발행으로 좋아지면서 주가 오름세에 불이 붙은 것이다. 그러나 올 중순부터 사행성 오락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주가도 급락, 21일 종가는 6210원에 그쳤다.

올 2월에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된 세이브존I&C는 별로 재미를 못 봤다. 뒤늦게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올 2월 17일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됐을 때 주가는 1900원대였다. 이후 4월에 한때 2000원을 넘기도 했지만 21일에는 1485원에 장을 마쳤다.

다음커머스는 2005년 8월 29일 상품권 지정업체로 선정됐지만 올 6월에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분리돼 코스닥시장에 분할 상장됐다. 상품권 지정이 주가에 미친 영향을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다. 다만 상품권 발행 당시 다음커머스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한 사업부로 있었기 때문에 다음의 주가에는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상품권 발행 당시 다음의 주가는 2만500원대였으나 올 1월에 5만4000원까지 뛰었다.

게임산업개발원 관계자는 "일부 업체는 발행 6개월 만에 30억원의 순익을 낼 정도였기 때문에 주가가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멤버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던 ㈜삼미도 골프 회동 2주일 뒤인 3월 15일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됐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삼미는 올 7월까지 모두 4080억원어치의 경품용 상품권을 발행했다. 3.1절 골프멤버였던 삼미 박원양 회장, 넥센타이어 강병중 회장, 세운강철 신정택 회장 등은 2003년 컨소시엄을 구성, 삼미를 인수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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