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보완만 하면 대회 개최 무리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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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해설>단일 종목으로서는 유일하게 올림픽에 버금간다는 월드컵 축구의 한국유치가 본격화되었다.
축구협회가 숙원 사업이면서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월드컵 대회 유치를 오는 2002년 제17회 대회로 설정한 것은 정부당국의 긍정적 검토 지시와 함께 FIFA (국제 축구연맹) 가 17회 대회의 아시아 지역개최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데 크게 고무되었기 때문이다.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4년마다 열려 전세계 축구 팬들을 들끓게 하고 있는 월드컵 축구는 30년 창설이래 세계 축구를 양분하고 있는 유럽과 중·남미지역이 번갈아 개최하며 독점해왔으나 FIFA는 전세계의 균형적인 축구 발전을 위해 다른 대륙의 개최를 결행키로 한 것이다.
축구협회도 80년 초부터 월드컵 대회 유치를 검토해 왔으나 가장 중요한 정부측으로부터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해 결정을 내리지 못했었다.
2002년 대회 개최지는 오는96년 FIFA총회에서 결정나게 되어 있는데 이미 대회 유치의사를 밝힌 일본과 중국·사우디·한국 등이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서울 올림픽 개최로 국제 스포츠계의 지위가 크게 향상된 한국과 일본이 유리한 입장이지만 90년 북경 아시안 게임을 치르게될 중국도 개최능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어서 어느 나라도 대회유치를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월드컵 본선에는 세계 20억 인구의 관심이 쏠려 엄청난 국익향상을 꾀할 수 있어 올림픽 못지않게 대회 유치가 치열, FIFA에서는 까다로운 전제조건을 달고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가 특별법이나 법률제정으로 대회를 보증하는 정부 보증서와 4만명 이상을 수용하는 12개 천연 잔디구장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개막전이나 결승전 경기장은 수용능력이 8만명 이상을 수용해야 하며 조명시설이 완비되어야 한다.
FITA가 정부 보증을 특별히 요구하고 있는 것은 참가국 선수단의 항공료·체재비 등 일체의 경비는 물론 경기수당·상금 등을 지불해야 되기 때문.
한국은 그동안 전국 체전 등으로 시. 도청 소재지에 3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13개 경기장을 이미 확보, 시설 보완만 할 경우 대회개최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주 경기장(잠실)이 10만 명을 수용, 개막식과 결승전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으며 동대문·부산 구덕·대구 시민·광주 무등·수원 종합·대전 공설 운동장 등은 관중석 스탠드를 육상트랙 밑까지 조립식 시설로 늘릴 경우 곧바로 4만2천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어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한국이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유치할 경우 21세기 들어 첫 세계 축구의 축제를 개최한다는 특별한 의미와 영예를 누리게되는데 개최 여건보다 앞으로의 외교적 노력 여하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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