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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기타 선율에 소박함을 싣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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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컴퓨터.휴대전화.디지털 카메라…. 어느새 우리의 일상적인 풍경이 되어버린 것들이다.

누구나 가능하다면 첨단에 가까운 이미지에 열광하는 요즘 세상에 '자전거 탄 풍경'(일명 '자탄풍')이란 이름을 내세운 노래 그룹은 오히려 그 소박함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강인봉.송봉주.김형섭으로 구성된 3인조 통기타 그룹이 바로 그들이다.

2001년에 결성돼 부지런히 소극장 콘서트를 열어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이들은 '여유만만한' 자전거의 위력을 보여준다.

최근 그들이 발표한 두 번째 프로젝트 앨범인 '메이드 인 JTP 세컨드 프로젝트 앨범'역시 자탄풍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1970~80년대 가요제 수상곡들을 리메이크한 '메이드인…'은 386세대 이상에게는 특히 반갑다. (이들은 지난해 '너희가 통기타를 믿느냐'는 제목의 댄스곡 리메이크 앨범을 냈었다.)

'가시리' '꽃과 어린왕자' '모모'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숨바꼭질''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 이들 노래가 반가운 것은 굳이 옛날 노래 몇 곡을 되살려 불렀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은 아니다. 아니, 리메이크가 일종의 유행이 된 요즘 분위기로 비춰 본다면 리메이크 음반은 오히려 안이하게 음반을 내려 한다는 비난을 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원곡의 분위기를 손상하지 않으면서 자탄풍만의 개성을 충분히 담아낸 편곡 솜씨하며 통기타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탄탄한 연주력과 소박한 노래는 '리메이크 이상의 리메이크'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자탄풍'의 개성적인 스타일과 실력은 역시 그 멤버에서 나온다. 75년 '작은 별 가족'으로 데뷔한 후 '세발 자전거'를 이끈 강인봉, '해바라기''따로 또같이' 출신의 송봉주, '여행스케치''세발 자전거'출신의 김형섭은 참으로 꾸준히 포크음악의 줄기를 이어온 이들이다.

1백회 이상의 공연 경력을 자랑하는 이들은 무대에서 30곡 이상의 노래를 쉴 틈없이 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첨단도 좋지만 여유와 소박함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있는 한 자탄풍의 은근한 인기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듯 싶다.

지난 9월 앨범을 내고 서울에서 공연한 이들은 지방 순회 공연을 마친 뒤 12월에 서울 무대에 다시 설 계획이다. (www.jatanp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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