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앞둔 터키 겨냥 폭탄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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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라크에 1만명 정도를 파병하기로 한 터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테러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발생했다.

최근 이라크의 시아파 무장단체들은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이라크에 오는 외국 군대와 그 본국에 대해 테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뿐 아니라 이라크에 주둔 중인 외국군과 각국 대사관들도 테러리스트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바그다드 주재 터키대사관 근처에서 두차례의 폭탄테러가 발생, 테러범을 포함해 2명이 숨지고 대사관 경비병 등 6명이 부상했다고 미군 당국이 밝혔다. 대사관 밖에 콘크리트 차단벽이 설치돼 있어 피해가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첫번째 테러는 차량폭탄 테러로, 자동차 한대가 터키대사관을 향해 돌진하다가 폭발했다. 폭발로 인근 건물의 벽에 금이 가고 유리창이 깨졌다.

테러는 이라크의 과도통치위와 쿠르드족, 그리고 국내 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터키 의회가 1만명 파병안을 의결한 지 일주일 만에 일어났다. dpa통신은 "최근 이라크 내에서 터키의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여론이 고조돼 왔다"고 보도했다.

이틀 전에는 미국 관리들과 이라크 과도통치위 위원들이 묵고 있는 바그다드 호텔에서 강력한 차량폭탄이 터져 자살테러범을 포함해 8명이 숨졌다.

한편 13일 밤과 이튿날 새벽 사이 이라크 중부 카르발라에서 이슬람 시아파의 온건파와 급진파가 충돌해 10명의 사망자를 포함,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목격자들이 14일 전했다.

미군 주둔에 반대하는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 측 민병대와 비교적 온건파인 시아파 최고 성직자 아야톨라 알리 후세인 알시스타니 추종자들 간의 충돌은 권력투쟁 때문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양측의 충돌은 13일 오후 10시쯤 알 사드르 민병대가 카르발라의 주요 성지 중 하나인 이맘 알후세인 사원을 접수하려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목격자들은 양측이 소총 등 개인 휴대무기와 휴대용로켓발사기(RPG)등을 동원했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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