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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현상 규명이 가장 큰 수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최근 세계 4대통신의 하나인 AP는 80년대 과학계를 결산하고 10대 과학업적을 선정했다.
AP는 80년대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생물학의 눈부신 발전을 꼽았다. 특히 유전현상의 규명과 유전자조작을 통해 질병퇴치에 나선 것은 80년대 가장 큰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초전도 현상=극저온에서 전기저항이 없어지는 초전도현상은 80년대 전까지 섭씨 영하2백50도 이상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86년 IBM연구소팀에 의해 섭씨 영하2백50도라는 최후의 마지노선이 무너졌다. 섭씨 영하2백43도에서 초전도현상을 일으킨 것.
그후 세계 과학자들간에 「온도 높이기」경쟁이 계속돼 미국이 섭씨 영하1백75도에서도 초전도실험에 성공함으로써 인류는 초전도현상을 이용한 「제3의 산업혁명」을 꿈꾸게 됐다.
◇AIDS와의 싸움=81년 미국에서 첫AIDS(후천성 면역결핍증)환자가 보고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정체 모를 역병에 죽어갔다.
그러나 83년 파스퇴르연구소팀이 AIDS바이러스를 규명함으로써 인류는 AIDS퇴치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 업적을 바탕으로 83년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AlDS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AZT라는 부분적 치료제를 개발했다.
◇보이저호의 우주여행=인류역사상 가장 생산적인 우주탐사가 80년대 보이저호에 의해 이뤄졌다.
77년과 79년에 각각 발사된 보이저2호는 79년부터 89년까지 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8만1천여장의 진귀한 사진을 지구에 보내왔다. 이 자료를 통해 20개이상의 위성이 새로 발견되는 등 태양계 이해에 큰 도움을 주었다.
◇유전자연구와 질병퇴치=81년 암 유전자의 구조가 밝혀진 이후 잇따라 암 억제유전자 서열이 규명되는 등 각종 질병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정체가 속속 밝혀지기 시작했다.
인류는 이들 업적을 토대로 질병을 퇴치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법을 개발해냈다.
◇사이클로스포린=장기이식분야의 새로운 희망으로 등장한 물질.
80년 산도스사에서 개발한 사이클로스포린은 장기이식 때 나타나는 거부반응을 극소화시켜주는 획기적인 면역억제제로 83년부터 이 신약이 실용화되면서 간이식 후 5년 생존율이 70년대 25%에서 70%이상으로 높아졌다.
◇오존구멍의 발견=85년 남극지역 오존층에 구멍이 나있음이 발견돼 인류에게 암영을 던져주었다.
태양의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인류를 지켜주는 지구의 보호막이 프레온가스등 각종 오염물질에 의해 파괴되기 시작한 것이다.
◇면역요법을 통한 암 퇴치=수술·방사선·화학요법에 이어 암에 대한 「제4의 치료법」으로 면역요법이 등장했다.
면역요법은 인체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을 억제하는 치료법으로 인털루킨Ⅱ등 면역요법을 이용한 우수한 항암제가 개발됐다.
◇초신성의 발견=87년2월23일 하늘의 별 하나가 유별나게 밝게 빛났다. 16만3천년 전 지구로부터 천문학적 거리에 있는 거성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빛이 지구에 도달한 것. 천문학자들은 이 별을 「초신성 1987A」로 명명했다.
◇인공심장=82년12월2일 인류최초의 인공심장수술이 실시됐다. 인공심장을 이식받은 바니 클라크씨는 1백12일간 생존하면서 미래 의료기술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었다.
◇대량 멸종설=80년 지질학자들은 공룡멸종에 대한 새로운 학설을 제시했다.
즉 2천6백만년을 주기로 지구에 혜성·소행성이 떨어져 생명체를 대량 멸종시킨다는 것. 대량멸종설은 6천5백만년 전 공룡의 갑작스런 멸종을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설로 인정되고 있다. <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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