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학 '윈 - 윈' … 경영난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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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학과 산업체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는 '윈-윈 관계'를 활발하게 맺어가고 있다. 기업은 직원을 대학에 보내 공부시키면서 진학을 위해 퇴사하려는 근로자를 붙잡을 수 있고 대학은 재정 수입을 올리고 있다. 또 대학은 재학생들을 미리 기업체에 파견, 현장 경험을 쌓도록 해 취직 관문을 뚫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 회사원 대학생=강서구 녹산공단 내 삼성전기와 경남정보대는 지난 9월 24일 삼성전기 근로자들을 받아 교육하는 '삼성전기 경남정보대 분교'를 설치하는 산학협력 협정을 맺었다

이 협정에 따라 직원 2백 명은 내년 봄부터 경남정보대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한다.

고졸인 이들은 인터넷응용.전자정보 등 4개 과정에서 2년간 공부하면 전문학사 졸업장을 받는다.

삼성전기 직원 2천5백여 명 중 1천4백여 가량이 고졸 사원이다.

이 회사 인사그룹 박형만 과장은 "대학 입학 시즌이 되면 직원의 10% 이상 퇴사한다"며 "대부분 대학 진학이 주 이유"라고 말했다. 박 과장은 "사내대학을 운영하면 근로자의 장기 근속을 유도할 수 있어 숙련된 직원을 확보하게 된다"며 "개인적으로는 회사에 계속 다니면서 학위를 받는 등 여러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SDI(60명).철도차량정비창(20명).롯데쇼핑(20명)도 경남정보대에 사내 위탁대학을 개설했다.

동명정보대는 지난 3월 녹산공단과 용당동 한국항만연수원.초량1동 창원빌딩 등 5곳에 현장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이 배움을 원하는 현장 근로자들을 찾아나선 것이다.

녹산공단 직원 등 50여 명은 품질경영.국제물류.관광서비스 연구 등을 공부하고 있고 4년 과정을 마치면 학사모를 쓴다.

◇ 맞춤형 교육=동의대는 학교의 이론 교육만으로는 기업체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인턴십 교육과정'을 도입했다.

학생들이 재학 중에 기업체에서 직접 현장 교육을 받게 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려는 것이다. 동의대는 재학생 82명을 지난 9월 조선비치호텔.파크랜드.대우건설 등 전국 63개 업체에 파견했다.

학생들은 12월 말까지 현장 실무경험을 하게 되고 18학점(전공) 이내에서 학점을 인정받는다.

동의대는 1학기에 재학생 13명을 기업체에 파견했고 이중 3명이 이들 기업에 채용됐다.

김재곤 홍보팀장은 "학생이 미리 기업체에 근무함으로써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또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실무와 이론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먼저 배울 수 있어 취업 때 훨씬 유리하다"며 "앞으로 인턴십 과정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의공업대는 2000년부터 현대.기아자동차와 산학협력을 맺고 '주문식 교육 특별반'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요구하는 기술 인력을 배출하는 '족집게 교육'인 셈이다. 이런 교육에 힘입어 20명 이상이 매년 현대.기아자동차에 취업하고 있다.

동의공업대는 대신 현대.기아자동차 근로자 30명을 자동차과에서 위탁받아 교육하고 있다.

신라대 컴퓨터정보공학부 소속 교수와 학생들은 토탈소프트뱅크 등 12개 업체와 함께 '산학연계 프로젝트'교육을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연구가 가장 큰 목적이다.

정용백 기자
사진 =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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