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매입 자금 무제한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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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주가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속락을 거듭하자 정부는 한국은행의 돈을 풀어대서라도 투자신탁회사가 무제한 주식을 사들이고, 현행 10%인 주식시가 발행 할인율을 사실상 30%로 늘리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 증시부양에 나서기로 했다.<관계기사 6,7면>
이규성 재무부장관은 12일 오전 대한 상의클럽에서 이같은 증시안정화대책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이번 대책은 자본시장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육성을 도모코자 하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의 표명이며 앞으로도 정부는 자본시장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안정화대책은 ▲증시가 안정될 때까지 투신사가 무제한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투신사의 주식 매입자금 조성을 위해 은행이 투신사에 역시 무제한으로 자금을 지원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경우 한은이 직접 자금 지원에 나서고 ▲현행 10%인 시가 발행 할인율을 증권당국이 「주가침체기」로 판단하면 30%범위 안에서 주식 발행기업이 자율 결정토록 하며 ▲고객예탁금 이용률을 현행 연1%에서 5%로 인상함과 동시에 ▲오는 23일로 예정된 분당아파트 당첨자 발표를 19일로 앞당긴다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내년 1월께 9천만달러 규모의 외국인 전용 투자펀드를 새로 설정하고 ▲코리아 유러펀드도 5천만달러를 증자하며 ▲해외 전환사채의 발행을 확대 하는 등 자본시장의 국제화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또 주식 발행계획의 사전점검 및 예고제도를 십분 활용, 상장법인들이 스스로 알아서 주식 공급물량을 조절하지 못할 때는 증권관리위원회가 직접 개입, 주식발행의 규모와 시기를 조절하며 기관 투자가의 범위 안에 각종 기금 및 공제단체를 포함시켜 기관 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주식매수를 촉진시키기로 했다.
이밖에 현재 위탁증거금 및 신용거래보증금은 모두 현금 40%비율로 납부하게 돼 있는 것을 앞으로는 증권40%로 대납이 가능토록 했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12일부터 즉시시행 되며 이같은 조치에 대해 이 재무부장관은 『정부는 증시가 붕괴된다고 판단하지는 않지만 현재와 같은 추세가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증시 안정대책을 내놓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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