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부적격' 이라던 영상자료원장 후보 3명 심사선 전문성·능력 높은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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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적격 인물이 없다며 거부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한국영상자료원장 후보 3명이 영화배우 장미희(명지전문대 교수)씨 등 추천위원들에게서 전문성과 능력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경질된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은 "한국영상자료원 측이 3명의 후보를 올렸으나 청와대가 청탁한 인물이 그 안에 없다는 이유로 모든 후보를 거부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영상자료원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 세 후보 모두 높은 점수=한국영상자료원은 지난달 10일 실시한 원장후보자 심사 결과를 정 의원에게 제출했다. 추천위원들은 6명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3명을 추천 후보로 결정했다. 언론인 출신의 이모씨와 문화기관 임원 유모씨, 그리고 현 원장인 이효인씨다. 이들은 모두 추천위원들 평가에서 평균 70점 이상을 받았다.

추천위원회는 언론인 출신 이씨의 추천 사유로 풍부한 전문지식을 꼽았고 유씨에 대해서는 ▶영화진흥과정의 경험▶정책능력 등을 적시했다. 현 원장인 이씨는 "연임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문화부는 추천위에 재공모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유 전 차관은 "공모가 무산된 것은 청와대에서 청탁한 정치 쪽 인물이 3명의 복수 후보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공모에 응모했던 한 인사는 "탈락한 뒤 이백만 홍보수석과 영상자료원 쪽으로부터 '전문성 부족이 탈락 이유'라고 들었다"며 "최종 후보 세 명이 모두 전문성 부족이 이유라는데 현 원장도 전문성 부족이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 "K씨는 부적합"=아리랑TV는 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사장이 6월 10일께 문화관광부를 방문했을 때 현재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K씨 문제도 논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아리랑TV는 "경영상 어려움과 사장이 생각하는 아리랑TV 부사장의 역할.기준에 부합되는 인물이 아니라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고 답했다.

◆ 청와대는 인사 청탁설 계속 부인=유 전 차관의 발언 파문이 인 직후 청와대 관계자는 "영상자료원장 후보자 중 적격자가 없다고 문화부가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청와대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었다.

강주안.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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