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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일·주현미씨의 법정증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5일 오후4시 서울형사지법 421호 법정.
「대중의 스타」인 코미디언 이주일씨와 가수 주현미양이 증언대에 앉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허연봉 피고인(40·캐피탈호텔 나이트클럽전무) 사건에 대해 증언했다.
허씨는 4월8일 이씨가 대표로 있는 캐피탈호텔 나이트클럽에 출연해오던 주양이 다른 호텔나이트클럽에도 출연계약을 맺자 주양과 주양의 남편에게 『다리를 부러뜨리겠다』고 협박, 계약을 취소토록 한 혐의로 8월 구속됐던 것.
이날 재판은 연예계주변 폭력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것이어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5∼6년전부터 오누이처럼 다정하게 지내오던 주양이 다른 업소에도 출연키로한 사실을 알고 술김에 화가 나 「사전 상의도 없이 배은망덕하게 출연계약을 맺을수 있느냐. 돈이 그렇게 좋으냐」고 내가 직접 질책한 적은 있으나 허 피고인이 나서 구타하거나 협박한 것은 아니다』며 이씨는 피고인을 옹호했다.
또 『연예계주변 폭력배를 척결해야할 선배입장으로 다른 사건도 아닌 폭력사건관련증언을 위해 법정에 서니 죄송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주양은 『89년초 모 호텔과 매월8백만원씩 받기로 하고 2개월 출연계약을 했으나 평소 가족처럼 지내온 이주일 선배가 이를 나무라서 계약을 취소했다』며 이씨에게는 미안함을, 재판부에는 사건을 일으켜 면목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이사건의 증인인 이씨와 피해자인 주양은 똑같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을 취하며 결국 의리를 내세워 「화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들은 검찰조사과정에서의 자신들 진술을 법정에서 전면 번복하는 등 「공인」으로서의 떳떳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이씨와 주양의 법정증언을 들으면서 최근 극성을 떠는 연예계 주변폭력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 대한 궁굼증과 함께 인기인들은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대중의 박수와 환호만큼 그에 못지 않은 사회적인 책임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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