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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는 내 삶의 버팀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등단하기 전 중앙일보 독자 시조란에 투고한 작품이 신문에 실리고 고료로 5천원이 우송돼 왔을 때 그 돈을 액자에 끼워놓을 정도로 기뻤습니다. 그때가 한 10년 전인데 오늘 이렇게 큰상을 받게 돼 더할 수 없이 기쁩니다.』
환갑을 눈앞에 둔 이일향씨는 수상소식에 어린애 같이 기뻐하며 상기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10년 전 남편과 사별, 절망감에 빠지면서부터 시조를 붙들기 시작했습니다. 슬픔과 절망이라는 깊은 물 속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내 앞에 던져진 구명대가 시조였던 셈이지요. 그 후 절망과 허무를 이겨낼 수 있는 삶의 버팀목으로서의 시조에 매달려 오고 있습니다.』
시인인 부친 이설주씨의 영향 아래 10년 전부터 본격적인 시조수업을 쌓아왔다고 하지만 이씨는 경북여고 시절부터 문예반 활동을 하며 시도 쓰고 대학도 국문과에 진학, 일찍부터 문학에 뜻을 두어왔다. 결혼 후 바쁜 가사로 문학을 제쳐두었으나 남편과의 사별로 인한 절망감이 다시 문학을 향한 열정에 불을 지폈다.
앞으로도 더 깊이 있는 시조의 틀과 혼을 천착, 내용과 형식이 함께 향기를 뿜을 수 있는 시조를 짓겠다 한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이씨는 2남 3여를 두고 장남과 함께 살며, 시조창작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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