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혹한 녹인다" 키다리 "불꽃"행진|89농구대잔치 2월부터 열전 3개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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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겨울스포츠의 빅 이벤트 89대통령배 농구대잔치가 12월2일 잠실학생 체육관에서 개막, 3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 농구대잔치에는 남녀 국가대표 선수들이 전기간 소속팀에 복귀, 출전함으로서 파란과 이변의 명암 속에 각종 개인기록경쟁이 불꽃을 튀길 것으로 예상돼 흥미롭다.
관심의 초점은 역시 최종 챔피언 팀의 향방. 모두 16개 팀(일반6·대학10)이 출전하는 남자부는 지난해 챔피언 기아산업에 현대전자·상성전자가 도전하는 3파전으로 압축된다.
장신 센터진(한기범·김유택)을 보유한 기아산업은 고공 농구로 대회 2년 연속우승을 벼루고 있고 이에 맞선 현대전자나 삼성전자는 특유의 팀 컬러를 앞세워 고공농구를 궤멸 시 킨다는 배수의 진 아래 전에 없는 투혼을 보이고 있다.
지난5월 팀 개명과 함께 분위기를 일신한 현대전자는 올 봄 연세대 출신 센터 최병식1m95㎝을 확보해 혼혈선수 김성욱과 더블포스트를 구축, 골 밑을 크게 강화하게 됐다.
또「슛 도사」이충희를 비롯한 이원우, 이문규 등 위력 있는 외곽포가 포진하고 있어 막강 전력을 구축, 3년만에 패권탈환을 넘보고 있다.
지난해 무기력하게 무너진 패인을 센터열세 탓으로 전단하고 있는 정광석 현대감독은『최 의 가세로 센터진이 안정감을 되찾음으로써 다양한 패턴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며 기아의 한기범·김유택 등의 센터진과 키에서는 뒤지나 힘에서는 압도할 수 있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의「타도 기아」의지도 만만찮다.
지난해 대학랭킹 1위인 슈터 이완규(고려대) 등 7명을 확보한 삼성은 이번 대회에서는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시종 강압수비를 펼쳐 승부를 결판낼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최근 연습경기를 통해 평소 기복이 심한 골게터 김현준에의 의존도를 줄여 공격라인을 다양화한게 큰 성과 거두고 있다는 김인건 감독의 귀띔.
삼성은 지난8월 2주간의 해외전지훈련(괌)을 다녀오는 등 구단 측의 의욕적인 지원에 선수단이 크게 고무돼 제2도약을 다짐하고 나서 올 농구대잔치는 이들 팀간의 3파전으로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여자부(13팀)에선 남자와 마찬가지로 삼성생명의 아성에 서울신탁은·국민은·SKC등의 세찬 도전이 예상되나 현 전력상 삼성생명의 4연패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호화멤버의 삼성은 지난주 추계연맹전 우승으로 최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인데다 2차 대회부터는 국내최장신센터 정은순(1m88㎝·인성여고)마저 가세 하게돼 벌써부터 무적함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삼성은 종전 박찬숙의 태평양화학을 능가하는 전력을 구축하게 된다.
따라서 삼성으로서는 정이 불참하는 1차 대회가 최대 고비인 셈. 서울신탁은과 국민은은 1차 대회가 삼성을 꺾을 수 있는 호기로 판단「타도 삼성」을 위한 비책 강구에 총력을 쏟고 있다.
삼성은 청소년대표 출신의 포워드 유영주(1m79㎝·인성여고)가 가담하는 SKC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여자 실업농구계는 2차 대회부터 판도변화의 격랑이 거세게 휘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 농구대잔치에서는 부문별 대기록이 무더기로·작성될 것으로 보여 주목거리.
국내의 대표적 슈터인 이충희와 김현준은 각각 농구대잔치 통산 4천점·3천점에 도전한다.
현재 개인득점랭킹 1위인 이가 지난해까지 6년간 기록한 점수는 3천5백60점. 1년 평균 6백점에 약간 못 미치는 계산인데 이 페이스대로라면 시즌 후반께 4천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88시즌엔 6백29점을 올렸었다.
개인득점 2위인 김도 지난해까지 2천7백62점을 마크, 올 시즌 3천점 돌파가 확실시된다. 김은 지난해 7백95점으로 시즌 2위에 올랐었다.
어시스트부문에서는 유재학이 5백 고지에 l5개 차로 접근, 시즌 초반 돌파할게 확실하다. 2위 허재(3백1개)에게 무려 1백84개나 앞서 이 부문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여자부에서는 상성생명의 단신 슈터 최정희가 득점(2전2백64정) 어시스트(3백25개) 2개 부문 통산 1위를 겨냥 중이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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